[사설]애플 한국유통 직접 관장, 책임감도 커지길

애플이 한국 휴대폰 유통 시장에 직접 뛰어든다.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애플스토어를 통해 아이폰 오프라인 개통에 들어가고, 내년에는 한국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개통 업무를 시작한다. 애플이 온·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 개통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본국인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처음이다. 지금은 홈페이지에서 공기계를 구입하고, 개통은 이통사에서 한다. 일본의 경우도 애플홈페이지에서는 공기계만 판다. 결국 애플의 한국 유통 시장 영향력이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이통 유통 체계에 대혼란이 발생한다는 것. 기존의 휴대폰 유통업계 타격도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통 3사의 대리점 코드를 보유한 애플이 공식 리셀러(재판매) 매장을 판매점으로 선임할 경우 국내 아이폰 유통 시장 잠식은 시간문제라는 설명이다. 기존 유통점은 줄줄이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뿐만 아니라 휴대폰 유통 세계 시장 구조는 복잡하다. 독점 구조가 형성되면 다양한 편법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해당 국가의 정책을 수용하면서 판매 및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 유통 시장에 예상치 못한 혼란이 발생하면 질서 유지를 위한 협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정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분명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알 수 없다” “말할 수 없다” “모르겠다”로 일관하는 지금의 애플코리아 같은 조직으론 안 된다. 애플코리아는 온·오프라인 아이폰 개통 권한 여부와 관련해 이번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권한과 책임을 모두 지는 주체가 한국에 존재해야 한다. 한국 유통시장 직접 진출을 계기로 애플이 지금까지 뒷전이던 국내 소비자 권익과 시장 혼란에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