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수동이 다양한 소셜벤처기업의 요람이 되고 있다.
소셜벤처기업은 사회 문제를 창업 등 비즈니스로 풀려는 기업이다. 재무적 이익과 사회적 영향력을 모두 고려한다.
이런 소셜벤처기업을 위한 임팩트투자 플랫폼을 지향하는 '비플러스'도 성수동 카우앤독에 자리 잡고 있다. 임팩트투자는 재무적 수익을 달성하면서 사회적 문제도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박기범 비플러스 대표의 명함에는 점자가 새겨져 있다. 명함 글자크기도 보통보다 더 크다.
“비플러스는 사회적 기업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장애인 고용 사업장도 많이 만납니다. 그분들 중에 시각장애인이나 저시력자도 있으니까요.”
박 대표는 당연한 일이라는 듯 설명을 이어갔다. 현재 비플러스는 청각장애인을 고용한 인쇄·홍보물 전문 사회적 기업 '커스프'에 기존대출 대환자금 펀딩을 받고 있다.
비플러스는 개인간금융(P2P) 플랫폼이다. 수익률은 평균 4~6% 수준이다. 대출자에게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고, 투자자에게는 정기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과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공공주택 태양광시설 임대사업, 거꾸로교실 기숙사 등 공공 영역처럼 보이는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소셜벤처가 대상이다.
박 대표는 “소셜벤처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에선 정확한 지분가치 산정이 어려울 때가 많다”며 “단기 대출로 연결해주는 것이 투자자나 기업 모두에게 합리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투자자는 커스프 투자를 통해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장애인 일자리를 지원하는 효과와 함께 우든펜(나무펜) 등 리워드(보상)도 받을 수 있다.

“임팩트투자는 단순히 자금 연결만으로 끝나지 않고, 심사를 하다보면 컨설팅에 가깝게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간 액설러레이터(창업보육) 역할을 할 때도 있어요.”
박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사회적금융의 가능성에 눈뜨게 됐다. 한국사회투자의 창립멤버로 참여하면서 사회적금융에 뛰어들었다. 이후 보다 큰 임팩트(영향력)를 위해 민간에서 할 수 있는 금융의 역할을 찾았다.
“방글라데시에서 시작해 극빈자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제공한 '그라민은행' 사례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자본주의 선진국인 영국 등지에서도 임팩트투자는 이미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어요.”
선진국에서 임팩트투자가 금융투자의 하나로 자리 잡은 것에 비하면 아직 국내는 태동기다. 비플러스는 28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연체율은 0%를 기록하고 있다.
“공공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에서 더 많은 투자붐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민간의 힘이 강해져야 선순환 생태계가 이뤄지니까요.” 소셜벤처 생태계를 바라보는 그의 당부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