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좋은 성적 낸 배터리 빅3...내년 車전지 적자탈출 전망

국내 이차전지 업계 '빅3'인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3분기 호실적을 올린 데 이어 4분기에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은 3사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언제 적자 탈출을 할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세 업체 모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투자로 중대형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내년부터 본격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3분기 전지사업 부문에서 분기 사상 최대인 1조188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35.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고 전분기 대비 141.3% 증가하며 두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SDI 전지사업 부문 매출은 1조1679억원으로 작년 대비 37.4% 증가했다. 영업손익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손익분기점 근처 수십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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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셀

2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부문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신규 사업으로 아직 매출보다 투자 규모가 훨씬 많아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배터리 등 신규 사업이 속해있는 기타부문 매출이 1385억원, 영업적자는 776억원이었고, 이 중 실적이 공개된 정보전자소재 부문이 235억원 흑자를 낸 점을 감안할 때 배터리 부문에서만 수백억원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3위와 5위를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전기차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 EV, 쉐보레 볼트, 르노 조에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고, 삼성SDI 배터리를 공급받는 BMW i3·330e·530e, 폭스바겐 e-골프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판매도 두루 증가한 것이 성장세로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과 삼성SDI가 내년부터 전기차 사업에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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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LG화학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조7000억원인 자동차전지 매출액이 2020년에는 7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공격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기존 36조원 수준이었던 전기차 배터리 수주가 상당히 늘어나있고 자동차 제조사와 메탈 원자재 가격을 배터리 가격에 연동하는 협상도 진전되고 있어 향후 수익성 증가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SDI 역시 올해 중대형 전지 부문에서 약 40~50% 수준의 매출 증가를 예상했다. 내년에도 유럽향 자동차 전지 판매 확대, 글로벌 ESS 수요 증가 등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 증가율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헝가리 자동차 배터리 공장 가동과 중국 시안 공장 가동률 증가로 자동차용 전지사업부 매출액이 올해 대비 6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 4분기 삼성SDI 자동차용 전지사업부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