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카메라를 활용해 외부의 힘이 가해지는 위치와 정도를 파악하는 촉각 센서를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이수웅 메카트로닉스융합기술그룹 박사팀이 부드러운 외부 소재와 카메라를 적용한 '영상 기반 소프트 촉각 센서'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촉각 센서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을 검출하는 센서다. 기존에는 기기 표면에 힘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특수 소재를 적용, 힘의 크기를 검출하는 방식을 썼다. 표면에서 직접 힘의 양을 측정하는 탓에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검출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센서를 배치해야 하지만 그만큼 각 센서와 연결된 배선이 늘고, 센서부 내부가 복잡해진다. 특수 제조 공정 탓에 제작비가 비싸고, 외부 충격에 약해 잔고장도 많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카메라로 힘의 크기를 간접 측정,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표면에 가죽·합성섬유·고무 등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하고, 이들이 외부 힘에 의해 안으로 움푹 들어오는 모습을 카메라를 이용해 힘이 가해지는 위치와 정도를 산출했다. 카메라가 촉각 센서 기능을 대신하는 셈이다. 소재 안쪽 면에 여러 개의 '원형 마커'를 형성, 정확한 위치와 깊이도 판별할 수 있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표면에 센서를 둘 필요가 없어 복잡한 배선 문제에서 해방된다. 센서부를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고, 외부 소재가 찢어지지 않는 한 센서의 잔고장도 줄일 수 있다. 특수 표면 소재도 사용할 필요가 없어 제작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활용 분야는 다양하다. 특히 의료 복지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간호 침대나 안마 의자에 적용해 이용자의 자세, 체압 분포를 감지·모니터링 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분야나 개인용컴퓨터(PC) 입력장치로 활용할 수도 있다. VR 분야에서는 콘텐츠 내 압력 정보와 연동,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햅틱 디바이스로 이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오는 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제론테크놀러지엑스포(SENDEX 2017)'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술 이전처를 찾을 계획이다.
이수웅 박사는 “기존 기기의 단점을 없애고 단순한 형태로 저렴한 촉각 센서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접촉 기반 플랫폼에 적용,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