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공공기관이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부 종합국감에서 국정감사 국토부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토부 소관 23개 공기업·공공기관이 최근 5년간 2조 7863억원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국토부 소관 의 총 부채는 212조 7497억원에서 214조 4111억원으로 1조 6614억원이 증가했으나, 임직원들은 2조 7863억원을 성과급으로 챙겨간 것이다.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에는 사상 최대인 6704억원을 챙겼다. 2014년 성과급 총액 4312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55%나 급증한 것이다.
2016년말 기준, 총 부채 214조 4111억원 중 금융부채는 177조 7195억원으로 작년 한 해 이자 지출액만 총 5조 8271억원에 달했다.
황 의원은 이러한 재무구조 악화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성과급 나눠먹기 관행은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한국감정원 원장은 1억 2100만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1억 1800만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은 1억 1000만원,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1억 800만원을 성과급으로 챙겼다.
또한, 철도 안전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한 검사 인력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통안전공단은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 및 검사를 위해 총 9개 분야별(철도안전관리, 철도운행, 철도차량, 노반, 궤도, 건축, 전철전력, 신호, 통신)로 각 2명씩 전문검사관을 배치하고 있었지만 통신 인력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 분야 검사관이 통신업무를 메꾸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검사관에 공백이 생기면 열차 안전관리 검사 질 하락은 물론 철도사고 예방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연간 120명에 달하는 졸음운전 사망사고에 대한 예방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근 안전장치 장착 의무화 등 졸음운전 방지책이 강화되고 있으나, 사고가 났을 때만 일시적으로 대책이 나오고 쉽게 잊혀지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임금이 내국인 노동자의 절반 수준인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함으로써 건설사가 중간에 챙기는 공사비가 공공건설현장에서만 연간 1조 8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개별직종 시중노임단가'는 일당 평균 18만 6963원으로 분석했으나, 대부분 외국인 건설 노동자를 고용해 건설사가 그 차액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의원은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발주한 공공현장의 일자리는 정작 외국인 노동자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노동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국민의 세금은 중간에 원청(재벌)기업이 가로챈 꼴인데, 정부는 노동자 임금을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