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31일 독일계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꼼수로 동의의결을 이행하고 있다는 주장에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 기사 재배열 논란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정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SAP코리아가 이미 공익법인 설립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동의의결안에 공익법인 설립계획을 포함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SAP는 고객사와 불공정 계약 등의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동의의결(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자진 시정안을 수행하는 것)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2014년 10월 동의의결 이행안을 최종 결정했다. 박 의원은 SAP가 동의의결 확정 전 공익법인을 세웠는데, 이를 동의의결에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논란과 오해 소지가 있다고 본다”며 “네이버도 유사한 문제가 있어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사후 과정을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전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 등에서 지적된 네이버의 기사 재배열 문제도 다시 언급됐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네이버 기사 재배열 관련 공정위 직권조사를 촉구했다. 네이버는 최근 한국축구연맹 관계자 청탁 문자를 받고 연맹 비판기사를 잘 볼 수 없는 곳에 재배치한 사실을 시인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시장지배적 사업자 직권조사와 관련된 문제는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캐피탈 등 미래에셋 계열사가 1대 주주 요건 등을 피하는 방법으로 지주회사 규제를 빠져나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올해 실태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으며 법리 검토를 통해 필요하면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GM이 미국GM 본사와 내부거래로 당기순이익을 부당하게 낮추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은 역외 적용이 어렵다”며 “과세·금융당국과 협의해 접근할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총수일가가 계열사 지분율을 낮춰 교묘하게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간접 지분율까지 포함하는 방안에 적극 동의한다”고 대답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