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중국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 투자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부가 기업의 해외 진출을 막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어떤 형태로든 중국 진출을 허가할 수밖에 없다는 예측에 조금씩 힘이 실린다.
중국 디스플레이 굴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라는 정치 이슈가 맞물리면서 이번 논란은 국내 산업계의 고질병을 다시 상기시켰다.
정부는 그동안 다소 안일하게 산업기술보호법을 운용해 왔다며 스스로 반성했다. 기업은 문서뿐만 아니라 인력에 의한 기술 유출 방지 관련 방안을 다시 고민하게 됐다. 중국에 쏠린 수출 구조도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정부와 기업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공통분모는 더 많다. 기업은 적기 투자가 생명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공장을 지으려면 산업용 전력과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산업단지 조성 등 인프라 구축에 수년이 걸린다. 지역 주민 민원도 해결해야 한다. 무상으로 토지를 임대하고 인프라 조성은 물론 넉넉한 자금 지원까지 동원하는 경쟁국에 비교하기엔 어려운 수준이다.
기업은 핵심 고위 임원뿐만 아니라 생산 라인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실무 전문가를 경쟁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인력 관리 대책이 한층 절실하다. 중국은 현장 전문가 확보를 위해 파격의 조건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조건보다는 '한국에 일자리가 없어서' 응하는 사람이 많은 실정이다. 인력 부족이 만연한 국내 장비, 부품, 소재 기업과는 노동력 수급 미스매치가 일어난다. 기술 협업뿐만 아니라 인력 선순환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우려와 함께 당장은 중국의 거대 시장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 간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방법은 있다. 일본이 여전히 세계 부품소재 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듯 한국도 우리만의 무기를 가져야 한다. 탁월한 공정 기술 경쟁력에 후방산업 경쟁력까지 더해지면 기술 초격차 전략을 지속할 기반이 된다.
결국 해결책은 '인재'다. 기업이 선심 쓰듯 대학에 주는 연구 지원비 차원을 넘어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노동고용부 등 각 부처가 연합한 산업 초격차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취약한 핵심 부분품과 소재 기술을 키울 만한 중소기업을 발굴해야 한다. 대학 연구실에서 출발한 기술 스타트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 대기업도 폐쇄 형태의 선행 기술 개발 문화를 일부 개방해야 한다.
해결책은 이미 여러 번 제시됐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다. 산업 경쟁력의 기본 뿌리는 뭐니 뭐니 해도 인재다. 뿌리가 약한 나무는 살아남기 어렵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