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량, 전류, 온도, 물질 이후 새롭게 재정의해야 할 분야는 시간이다.
시간은 다른 기본 단위처럼 기본 상수와 연결하기가 극히 어려운 분야다. 시간은 '중력'과 큰 연관성이 있어서 이를 정확히 측정하기가 극히 어렵다. 대안으로 나온 것이 원자의 진동수다.
시간은 현재 세슘 원자를 이용한 원자시계를 활용하고 있다. 세슘의 고유 진동수를 통해 1초를 규정한다. 세슘이 약 92억번 진동하는 시간을 1초로 본다. 마이크로파 대역의 9.2기가헤르츠에 해당한다. 2억년 분의 1초 오차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계에서는 현재 더욱 정밀한 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주파수 대역의 진동수를 이용한 '광시계'가 주인공이다.
광시계는 원자시계와 마찬가지로 원자를 사용하지만 이론상으로 수백 테라헤르츠의 주파수를 보인다. 현재 논문으로 발표된 것 가운데 가장 뛰어난 광시계는 100억년 분의 1초 수준의 오차를 보인다. 세슘 원자시계에 비해 약 100배 정확하다.
관건은 사용 원자의 고유 진동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일이다. 워낙 진동수가 많아서 세밀한 측정 기술이 필요하다. 시계의 진동수를 다른 나라의 것과 비교하는 기술 개발도 중요하다. 단일 시계만으로는 정확도를 파악하기 어려워 다른 시계와 비교하는 방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역시 광시계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이터븀, 스트론튬, 수은 등을 이용해 원자시계보다 100배 정확한 시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중국, 일본과 함께 서로의 시계 정확도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대혁 표준연 시간표준센터장은 “표준연은 일찍부터 이터븀을 비롯한 다양한 원자를 이용해 새로운 광시계 구축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시간 단위를 더욱 정밀하게 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