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위원회는 11일 출범 회의에서 운영세칙과 기본정책 방향을 의결하고, 장병규 위원장 사회로 '혁신 성장을 위한 4차 산업혁명 대응 방향'을 토론했다. 토론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위원과 의견을 교류하고,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소외 계층을 배려하고 일자리 변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국가 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 사업 등 세부 과제를 신속히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4차산업혁명위는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추진 방안 △기술 혁신·지능화 선도를 통한 혁신 성장을 토론 의제로 삼아 핵심 과제를 논의했다.
◇4차 산업혁명도 '사람이 중심'
4차산업혁명위는 인공지능(AI) 등 지능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 사회 문제 해결뿐 아니라, 사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새로운 경제 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장병규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면서 “기술, 산업 혁신과 사회 정책 혁신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형철 위원은 양질의 중소기업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정책 수립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재권 위원은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처우 개선 정책을 제안했다.
사람을 위한 기술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구체 사례도 제시됐다. 임정욱 위원은 “기술 발전이 고령화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신기술을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반려로봇, 자율주행 택시를 활용한 실버타운을 사례로 소개했다.
고용노동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노동 정책 수립을 시사했다. 비정규직, 파견직과 같이 유연성, 다양성이 높은 '플랫폼 노동' 통계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새로운 고용 형태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관계법 변화와 통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기술과 지능화를 통한 '혁신성장'
혁신성장 주제 토론에서는 규제개선 방안 등을 놓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고진 위원은 “큰 그림에서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전략을 세워야 하며, 4차 산업혁명의 현 위치를 파악하고 미래의 방향성을 수립하기 위해 새로운 산업통계 항목과 지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과 같이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브랜드화를 통해 목표와 비전을 현실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재용 위원은 “모든 시민에게 1시간을 돌려주겠다”는 싱가포르의 스마트 시티 슬로건처럼 국민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과 정책 결과를 중심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조 위원은 평가, 인증, 투자 3개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방향성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규성 위원은 정부가 중소기업 판로 개척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공시장을 창출해 줄 것을 주문했다.
4차산업혁명위는 범정부·민간 차원의 대책 마련 뿐 아니라, 국회와도 협력해 4차 산업혁명을 범국가적 어젠다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은 국회에 4차 산업혁명과 관련 법제도 개선특별위원회를 신설하려는 논의가 있다고 전하며 정부,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협력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4차산업혁명 성공 시 최대 460조 '경제효과'
4차산업혁명위는 맥킨지에 의뢰한 컨설팅을 인용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경우 2022년까지 128조원, 2030년까지 최대 460조원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는 신규매출 증대 85조원, 비용절감 199조원, 소비자 후생증가 175조원 등이다.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고용효과와 관련해서는 기존 단순·반복 업무 위주 일자리는 줄어도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등 약 80만명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장석영 4차산업혁명위 지원단장은 “위원회 운영세칙 등 제반 준비를 마무리하고 의미를 확인했다”면서 “11월로 예정된 2차 회의에서는 구체적 기본 계획을 심의 의결, 국민에 도움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을 만들기 위한 세부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