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녹색기후기금(GCF) 이사국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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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의 이사국에 도전한다.

GCF는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이사회는 24개 이사국이 이끈다. 우리나라는 GCF 사무국(본부)을 유치했지만 이사국이 아니라 그동안 핵심 정책 결정에서 배제됐다.

우리나라는 사무국 유치국 이점을 비롯해 이행 기구 배출, 활발한 녹색기후 사업 등 그동안 축적한 성과를 기반으로 이사국에 도전한다. 전문가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도 “범부처 협력과 민간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1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GCF는 내년 24개 이사국, 24개 대리이사국의 임기(3년)가 완료돼 전면 교체가 예정됐다. 이 때 이사국 선정에 도전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GCF 이사회는 지원사업 승인, 실제 사업을 주도하는 이행기구 인증, GCF 정책 결정 등을 담당하는 의사결정기구다. 미국·영국·중국·일본 등 12개 선진국, 남아프리카공화국·방글라데시·멕시코 등 12개 개발도상국으로 구성됐다. 각 이사국에는 활동을 보조하는 대리이사국이 있다.

우리나라는 GCF 출범 후 첫 3년간(2013~2015년 활동) 중국(이사국)의 대리이사국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2기 이사국(2016~2018년) 출범 때 몰디브에 대리이사국 자리를 내줬다. 우리 정부는 그간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3기 이사국(2019~2021년) 선정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사국은 별도 투표 없이 GCF 회원국 합의로 선정한다. 각 국가의 녹색사업 의지·역량, GCF 관련 활동, 주변국과 관계 등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이사국 자리가 3개 밖에 없어 경쟁이 치열하다.

GCF 사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대내외 활동 확대로 이사국 선정 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내년 우리나라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재정상설위원회(SCF)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계기로 SCF 포럼 국내 유치도 도전한다. SCF는 UNFCCC의 재정 관련 당사국총회(COP) 기능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GCF 지침 초안 작성에도 참여한다.

기재부는 국내 기관의 GCF 이행기구 추가 인증, GCF 지원사업 확대에 노력한다. 이행기구는 GCF 사업을 직접 발굴·수행하는 주체다. 지난해 산업은행이 국내 첫 이행기구로 인증 받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추가로 이행기구 인증에 도전 중이다.

전문가는 정부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GCF 이사국 선정 가능성도 비교적 높다고 분석했다. 인천 송도에서 GCF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각종 GCF 사업에 참여했고, 이행 기구를 배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수년간 녹색사업에 대한 국민·범부처 차원 관심이 떨어진 만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녹색사업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GCF 사무국 유치국이라는 큰 강점이 있고, 정부 의지도 있어 이사국 선정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다만 지난 정부 때 녹색사업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만큼 기재부 외 다른 부처와 민간의 적극적 지원,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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