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10주년 기념 에디션 모델 '아이폰X'를 공개했다. 신제품은 디자인·편의성·엔터테인먼트 세 가지에 방점을 찍었다. 우리나라에는 12월 중 130만~140만 원대(최저용량 기준) 가격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 위치한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이벤트를 열고, 아이폰X·아이폰8·아이폰8플러스를 공개했다.
이번 행사 메인은 '아이폰X'였다. 전·후면이 글라스 소재로 덮였으며, 테두리가 거의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면 홈 버튼을 없애고, 측면을 테두리로 감싸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애플이 지금까지 선보였던 아이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제조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했다.
애플이 아이폰X 혁신으로 강조한 기능은 '페이스ID'다. 3만개 점을 통해 이용자 얼굴을 입체적으로 인식하는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로 구동한다. 눈, 코, 입 등 이용자 얼굴 모양과 깊이를 분석한다. 사진으로는 잠금이 해제되지 않는다. 적외선 센서를 내장해 어두운 곳에서도 이용자 얼굴을 식별한다. 애플은 애플페이 결제 시에도 페이스ID를 통해 인증이 가능하다며 '강력한 보안성'을 강조했다.
아이폰X는 무선충전 기능을 지원한다. 아이폰에 처음 도입된 무선충전은 '선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애플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아이폰을 무선 충전 패드 위에 올려놓는 방식이다. 애플은 내년에 아이폰X, 애플워치, 에어팟을 한 패드 위에서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에어파워를 출시한다.
애플은 아이폰X 엔터테인먼트 기능으로 '애니모지'를 소개했다. 50가지 이상 알고리즘으로 이용자 얼굴 근육 움직임을 분석, 3D 이모티콘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웃으면 이모티콘이 따라 웃고, 울상을 지으면 같은 표정을 짓는다. 메시지, 사진 촬영 등에 활용 가능하다.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A11을 탑재했다. 애플은 A11 칩셋이 기존 A10보다 30% 향상된 데이터 속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각종 게임, 앱 등에서 특별한 증강현실(AR)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 역할을 한다고도 덧붙였다. 아이폰X 후면에는 광각·망원렌즈로 구성된 듀얼카메라가 탑재됐다. 사진 촬영 시에는 10배, 비디오 촬영 시에는 6배 디지털 줌을 지원한다.
아이폰X는 예상보다 늦어진 11월 3일 출시된다. 애플은 이에 앞서 다음 달 27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통상 아이폰 3차 출시국에 포함되는 우리나라에는 12월 또는 내년에나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부품 수급 및 인증 문제가 발매일 지연의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미국 내 통신기기 판매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 절차를 완료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출시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애플은 공식 홈페이지에 “아이폰X는 FCC 인증을 완료하지 않았다”며 “인증이 완료될 때까지 판매·임대 또는 같은 목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폰X 가격은 역대 최고가다. 내장메모리가 64GB·256GB로 구분되는데 최저용량 가격이 999달러(약 113만원)이다. 이마저도 세금 10%를 포함하지 않은 가격이다. 역대 아이폰 최고가는 969달러(약 109만원)에 판매된 아이폰7플러스 256GB 모델이었다. 국내에서는 137만원에 판매된 모델이다.
우리나라 아이폰 출고가가 달러 기준보다 높게 책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폰X(64GB) 국내 가격은 130만~140만 원대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 가격은 각각 699달러(약 79만 원), 799달러(약 90만 원)부터 시작한다. 용량은 64GB, 256GB 두 가지다. 10월 말 국내 출시가 예상된다. 롱텀에벌루션(LTE) 기능을 지원하는 애플워치3 가격은 399달러(약 45만원)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