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기본부터 다시 세우자]<8·끝>4차 산업혁명 일자리부처로 앞장 서라

중소기업계는 중기부 장관의 취임 일성으로 중소기업 정책 콘트롤 타워 역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소기업 생존에만 매몰된 시혜성 지원이 아니라 혁신성을 평가하는 제도의 도입이다.

12일 박성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로 부처 본격 가동 시기도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우선순위를 중소기업 정책 콘트롤타워로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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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문재인 정부 들어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하면서 규제완화, 신성장동력 발굴 등 과제가 쏟아졌다. 이에 부처 우선순위로 일자리와 함께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이 주문됐다.

◇중기부, 4차 산업혁명·일자리 주도 부서 돼야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제조·유통·서비스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정보통신기술(ICT)이 도입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등 공장자동화를 지원하는 사업 등은 있지만, 중소기업 체질개선을 위한 혁신산업 지원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 대다수는 생계형 창업이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인재도 중소기업 지원을 외면하고, 중소기업계는 채용난을 호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회복기 우리 경제의 위험요소로 가계부채와 부실 중소기업 문제를 지적했다. 대기업 구조조정뿐 아니라 중소기업 사업 전환이나 실업 대비도 요구된다.

“중소 제조기업이 ICT를 적용해 연구개발(R&D)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제정신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제조업이 융합기술을 연구한다고 하면 도와주는 곳이 없습니다.”

한 중소기업인의 토로다. 중소 제조 기업이 기술기반 벤처기업으로 변신하려고 해도 제대로 된 금융지원이나 R&D지원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기관은 물론 정책금융·벤처캐피털(VC)까지 재무제표 위주로 회사에 투자를 결정하고 시장에는 혁신 성장 기업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고부가가치 기업을 키우기 위한 기업 평가 지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제조업 위주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펼치면서 부족했던 벤처금융 지원모델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게임 등 고부가가치산업의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금융을 지원하는 모델이다. 벤처기업 인증을 받아 금융지원을 하는 모델도 기술혁신성에 바탕을 둔 전환이다.

정영태 전략기술연구원장은 “문재인정부에서 중기부가 승격된 것은 일자리 부서로서 창업만이 아니라 스케일 업, 사업화하라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단순 창업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걸 맞는 질 좋은 창업을 위한 연구원, 재창업자, 전문인 중심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부, 부처 간 갈등 조정하고 규제 해소 부서로 나서야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책 기획 능력도 실·국 단위 업무 조정이 아니라 부처 간 업무 조정능력까지 확대돼야 한다. 또 지원부서가 아닌 중앙부처로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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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설치한 일자리상황판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 부서로서 각 부처에 산재한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통합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연 2회 정책조정회의를 가져오고 신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완화에 앞장서는 부서가 돼야 한다.

중기청 시절 사문화된 규제영향평가제도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규제영향평가제는 중소기업 규제부담 완화를 위해 관계 부처가 각종 법령을 만들 때 중기부에 통보를 하고 사전협의를 하도록 했다. 이를 앞으로 의무화해 중기부가 규제 완화에 나설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사후규제 부문에서도 옴부즈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주문됐다. 중소기업 규제 개선과 애로 해소를 위한 독립기관인 옴부즈만이 제안하는 규제 건의사항이 실행되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업무보고와 함께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도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관련 산업 협·단체도 애로나 개선요구사항을 보고할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기부는 중소기업 R&D 확대, 약속어음제도 폐지, 창업활성화 등을 추진해 혁신 성장을 촉진하고, 양질의 일자리 확대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공정 거래관행 근절과 동반성장 촉진 등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근절 등 입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어려운 현실에 처한 중소기업, 소상공인 목소리에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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