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내 이차전지 혁신 로드맵 마련...배터리 3사, 2020년까지 국내 2조6000억원 투자

정부가 올해 안에 이차전지 산업 발전 로드맵을 마련한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는 2020년까지 국내 시설 투자에 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백운규 장관 주재로 이차전지 업계 간담회를 열고 연내에 이차전지산업 혁신·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우리나라 전지 기업이 중국 등 산업 리스크가 큰 국가에 진출해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내 생산과 투자를 더 확대하고 우리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 넣어 달라”면서 “정부도 시험 인증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이차전지 수요 산업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 투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역설했다.

배터리 업계는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 육성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SDI 톈진, 시안 배터리 공장과 LG화학 난징 공장은 임시방편으로 ESS와 수출 물량을 양산하면서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해 만든 베이징 공장 가동을 1월부터 중단, 생산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정부는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중국 사업의 어려움을 국내 투자 활성화로 풀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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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서울 반포 팔래스호텔에서 백운규 장관 주재로 이차전지 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업계는 국내 투자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3사는 2020년까지 전기차용 이차전지 기술 고도화에 약 6100억원, 국내 생산설비 증설과 신규 구축에 2조원 등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소재·장비 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들의 지원도 요청했다. 백 장관은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에 비해 소재·장비 기업의 경쟁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대·중소기업 간 공동 기술 개발과 상생 협력을 통해 소재·장비 기업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3사는 협력사 자금 지원, 우수 인재 확보 지원, 현금 결제 강화, 공동 장비 개발, 생산성 혁신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차전지 원자재의 가격 급등 대응 방안도 제시됐다. 백 장관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코발트와 리튬 등 음극재와 양극재에 쓰이는 금속 자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정부와 민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배터리 산업을 이끌 전기차 시장 활성화 방안도 산·학·연 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한국전지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웅범 LG화학 사장을 비롯한 전영현 삼성SDI 사장과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 등 배터리 3사를 포함해 홍동환 코스모신소재 대표이사, 이영훈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최원근 W-Scope 대표이사, 오정강 엔켐 대표이사, 정대택 피앤이솔루션 대표이사 등 소재·장비 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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