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학영 ETRI 클라우드컴퓨팅연구그룹 책임연구원

“국산 마이크로 서버의 개발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외국산이 지배하는 국내 서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국내 컴퓨팅 시스템 산업에 연구개발(R&D) 붐을 일으킬 것입니다.”

김학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클라우드컴퓨팅연구그룹 책임연구원(프로젝트 리더)은 새로 개발한 마이크로 서버가 국내 컴퓨팅 시스템 산업의 체질을 전격 바꾸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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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형 ETRI 클라우드컴퓨팅연구그룹 책임연구원이 새로 개발한 마이크로 서버 '코스모스'를 소개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기존 서버보다 집적도를 10배 높이고, 소모 전력은 7분의 1수준으로 낮춘 마이크로 서버 '코스모스'를 개발했다. 성능도 뛰어나지만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마이크로 서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 서버 시장, 컴퓨팅 시스템 업계에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서버를 비롯한 국내 컴퓨팅 시스템 업계는 외국의 제품을 들여와 제품화하는 '유통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코스모스가 국내 기업을 통해 상용화된다면 업계에 또 다른 코스모스 개발을 위한 R&D 열풍이 일 것입니다.”

코스모스 개발은 앞으로 이어질 상용화를 계기로 우리나라 기업이 스스로 시스템을 만드는데 힘쓰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컴퓨팅 시스템 산업의 부활을 위해 코스모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사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이전인 컴퓨팅 시스템 개발이 활발하던 시대를 겪은 마지막 세대다. '행정용 주전산기' 개발에 참여, 중앙처리장치(CPU)나 메모리 같은 핵심 부품을 관리하는 'IO카드'를 만들었다. IMF 이후 대기업의 시스템 투자가 끊기고 산업 전체가 쇠퇴한 것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여겼다. 무엇보다 관련 인력이 제품 세일즈에만 활용되는 현실이 뼈아팠다.

“산업이 죽으면서 한창 시스템 개발에 힘써야 할 후배들이 제품 세일즈에 나서게 되는 현실이 슬펐습니다. 다행히 코스모스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후배들이 제품 R&D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김 책임연구원은 코스모스가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시대 선도를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정보와 빅데이터를 담는 서버는 우리나라의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기반이 된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간은 정보이며, 이것을 담는 그릇이 바로 서버를 비롯한 컴퓨팅 시스템”이라면서 “앞으로 시스템 산업과 관련 개발 역량이 제고된다면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선도도 큰 힘을 받게 될 것”이라며 힘줘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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