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4곳 중 3곳이 전년수준이거나 채용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공감한다는 취지에서 신규 채용을 확대하고 블라인드 채용도 적극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500대 기업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209개사 중 74.6%가 전년 이상 수준의 신규 채용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 '작년보다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은 52.6%, '작년보다 증가한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은 22.0%에 달했다. '작년보다 증가한다'는 응답은 10.6%포인트(P) 늘어난 반면, '작년보다 감소한다'는 응답은 29.5%P 줄었다
신규채용을 늘린다고 응답한 기업은 그 이유로 '미래 인재확보'(43.4%), '업종 경기상황 개선'(30.4%),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10.9%), '신규채용에 대한 사회적 기대 부응'(2.2%) 등을 꼽았다.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는 '작년과 비슷'(58.9%), '작년보다 감소'(20.6%), '작년보다 증가'(13.9%) 순으로 조사됐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작년 이상 수준'으로 실시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 72.8%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17.1%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는 정부가 추진하는 블라인드 채용 확산에도 적극 호응할 예정이다. '면접전형 블라인드 인터뷰' 에 대해서는 29.7%의 기업이 '이미 도입했다', 15.8%는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미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KT는 블라인드 인터뷰를 실시하고 있다. 면접관이 지원자의 스펙을 보지 않고 지원자가 주어진 시간 내 발표하는 자기소개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최근 현대자동차도 블라인드 상시 채용 면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앞서 재계는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회장과의 '일자리 15대 기업 초청 정책 간담회'에서 정부 일자리 확대 취지에 공감하며 이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저성장과 정치·사회의 불안정으로 여러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청년 실업률도 많이 증가하는 것 같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정책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달 6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는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총 7000명 정도를 선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계열사별로 따로 채용을 실시한다. 다만, 삼성직무적성 검사(GSAT)는 내달 22일 일괄적으로 치른다.
포스코그룹도 올해 하반기부터 정규직 채용 규모를 2020년까지 4년간 1000명에서 1500명으로 확대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달 30일부터 서류접수를 시작했으며, 자기소개서와 면접 전형을 블라인드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