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파우치형 리튬이온배터리 포장재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기업이 사실상 독점해온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28일 일본 화학공업일보에 따르면 중국 리튬이온배터리 파우치팩 시장에서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과 쇼와덴코가 각각 45%와 25%의 점유율로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신륜과기(Selen Science & Technology)가 12% 점유율로 뒤를 쫓고 있다.
신륜과기는 지난해 일본 T&T에너테크노의 리튬이온배터리용 알루미늄 필름 포장재 사업을 인수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T&T에너테크노는 일본 토판프린팅과 도요세이칸그룹이 만든 합작사다.
T&T에너테크노의 브랜드와 제품 신뢰성은 신륜과기가 신규 사업 안정화에 발판이 됐다. 신륜과기는 일본으로 엔지니어들을 보내 기술력을 확보했다. 신륜과기가 창저우에 공장을 설립하는데도 토판프린팅이 힘을 보탰다.
이를 토대로 신륜과기는 최근 현지 리튬이온배터리 제조사와 2020년까지 1600만㎡ 규모의 알루미늄 포장재 공급계약을 맺는 등 세계 최대 중국 배터리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라고도 불리는 파우치형 리튬이온배터리는 겔 형태 전해질을 사용하고 알루미늄 적층필름 포장재로 패키징해 제조하기 때문에 형태를 비교적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배터리 내장형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장으로 두께와 디자인에 이점이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가 많이 채택되는 추세다. 중대형 전지 시장에서도 용량을 늘리기 쉽고 무게에서도 강점이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 출하량이 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파우치팩은 여러 장의 필름을 접착하는 방식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접착력이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일본 업체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도 접착기술이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현지 시장을 기반으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화학공업일보는 “일본 업체 경험이 더 이상 예전만큼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주지 않는다”는 현지 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국내에서는 농심그룹 계열 포장재 제조업체인 율촌화학이 리튬이온배터리 파우치팩을 생산하며, 중국 배터리 시장에서 10% 점유율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