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중국이 24일 수교 25주년을 맞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양국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경제 분야에서도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요구된다. 두 나라 경제가 수직 상호보완 관계에서 수평 경쟁 관계로 전환함에 따라 국산 제품 차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1992년 수교 이후 지난해까지 46.1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대중 수입도 23.5배 늘어나는 등 양국 무역 규모가 급증했다. 대중국 수출 구조는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생산 특성에 따라 변화했다. 대중국 수입도 원자재에서 부품소재 및 정보기술(IT) 제품으로 전환됐다.
대중 서비스 교역액은 1998년부터 2016년까지 13.6배 증가한 가운데, 2012년 이후 서비스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됐다. 업종별로는 중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로 여행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대중 투자는 수교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07년 역대 최대인 5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법인세 우대 폐지와 임금 상승 등 영향으로 2008년부터 감소세다.
수교 당시 양국 경제 규모는 전체적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이제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산업연구원은 23일 발표한 '수교 25주년, 한중 산업경제의 변화와 과제' 보고서에서 “중국의 산업 및 무역구조 고도화로 한중 간 수출상품 구조가 유사해지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양국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상품의 기능, 디자인, 성능 등 차별화와 서비스 무역 확대, 양국 투자 방식 다양화 등 새로운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수교 이후 중국의 산업·무역구조는 경공업·원자재 단순가공에서 가공도가 높은 조립제품·부품소재 부문으로 확대됐다.
사드 갈등으로 한·중 관계는 새로운 전환점에 직면했다. 양국은 수교 25주년 공동 기념행사도 갖지 않기로 했다. 양국 수도에서 별도의 축하행사를 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나 시진핑 국가주석 등 정상은 물론 외교 수장도 참석하지 않는다. 양국 정상과 외교장관이 축하 메시지를 교환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한·중 관계는 외교, 경제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협력관계로 발전했지만 최근 사드 문제로 경제 부문 협력관계가 타격을 입는 상황”이라며 “사드 갈등이 경제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과 학계 교류를 강화하는 등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TRA도 한·중 경제관계 변화에 맞춰 대응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OTRA는 이날 '한·중 경제관계 중장기 변화 추세와 과제' 보고서에서 시장통합에 주목해 기회요인을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가장 의미있는 변화로 시장통합의 첫 단계에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양국 시장통합에 따른 규모의 경제와 역직구 등 신시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동취재 성현희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