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동안에도 간단한 정보를 습득하고 잠에서 깨어난 뒤 이를 기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프랑스 파리고등사범학교-PSL연구대학 토마 앙드리용 박사팀은 얕은 잠을 잘 때 들은 것은 기억으로 형성돼 깨어나도 생각 나지만, 깊은 잠을 잘 때는 전혀 기억으로 남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에 발표했다.
인간의 수면 상태는 '눈동자가 빨리 움직인다는 영어 단어 약자'인 렘(REM)수면과 비 렘수면으로 나뉜다. 렘수면은 보통 몸은 자지만 뇌는 깨어 있는 상태며, 이 시기에 꿈을 꾼다.
일반적으로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90~120분 주기로 3~5회 반복된다. 전체 수면시간 중 렘수면과 비렘수면의 비율은 1대 3 정도로 알려져 있다. 또 렘수면은 1단계(N1), 비렘수면은 상대적으로 얕은 잠을 자는 2단계(N2)와 깊은 잠을 자는 3단계(N3)로 나누기도 한다.
앙드리용 박사팀은 수면장애가 없고 8시간 이상 건강한 수면을 유지하는 20~31세 남녀 23명을 대상으로 7~10일 동안 실험을 했다. 자는 동안 3.5초 간 지속하는 소리, 0.2초씩 5번 반복되는 소리 등 주파수를 달리해 소리를 들려준 뒤 뇌파를 측정했다. 깨어났을 때 이 소리를 기억하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렘수면(N1)과 가벼운 비렘수면(N2) 때 들려준 소리는 상당히 기억한 반면 깊은 비렘수면(N3) 때 들은 소리는 기억하지 못했다. 뇌파 측정에서도 N1과 N2 때는 학습(수면 중 들은 음악의 기억) 과정이 이뤄지지만 N3 때는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N3 때는 새 기억 형성보다는 휴식과 자기 전에 학습된 것을 정리·저장하는 단계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어쨌든 잠을 잘 때 들려준 소리를 깨어나서 기억하고 인지한다는 것은 수면 중에도 새로운 것을 학습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것이 실제 인간 학습에도 응용될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