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 계열사 중 마지막까지 등기임원 직위를 유지하던 롯데알미늄 이사에서도 물러났다. 한·일 롯데 계열사 중 신 총괄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곳은 한 곳도 남지 않았다.
9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기타비상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신 총괄회장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롯데알미늄 이사회가 신 총괄회장의 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은 것은 그가 95세 고령이어서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하고 최근 대법원이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인을 지정하도록 결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와 호텔롯데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3월에는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5월에는 롯데자이언츠 등기이사직도 내려놓으며 자연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았다.
6월에는 롯데그룹의 모태이자 한·일 롯데그룹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2선 퇴임을 공식화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최근까지 국내 주요 재벌그룹 중 거의 유일하게 창업주가 경영을 이끌어 왔다”면서 “신 총괄회장이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바야흐로 2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