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와이파이 개방]이통사 '와이파이 프리 대한민국'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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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전국 와이파이 접속장치(AP) 8만여개를 개방했다. 서울 신대방동 한 건물에서 SK텔레콤 기술진이 와이파이 단말기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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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전국 와이파이 접속장치(AP) 8만여개를 개방했다. 서울 신대방동 한 건물에서 SK텔레콤 기술진이 와이파이 단말기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KT가 와이파이를 개방, 접속장치(AP)가 설치된 장소라면 이동통신사와 관계없이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 보급과 이용이 늘어날수록 와이파이 개방을 통한 통신비 절감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 5월 9일자 5면, 6월 12일자 1면, 9면 참조

반면에 접속자가 느는 데 따른 품질 저하 우려도 커지게 됐다. 자사 고객이 아닌 모든 고객에게 서비스를 개방하면서 유지 보수가 부실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품질 개선과 추가 접속장치(AP) 구축·개방을 위한 지속 노력이 요구된다.

◇3사 개방에 5년 걸려

SK텔레콤은 개방한 와이파이를 2011년 7월에 폐쇄, 자사 고객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쟁사가 개방에 동참하지 않고 트래픽 폭증과 보안 이슈 등 요인이 복합 작용했다.

이듬해 2월 LG유플러스가 와이파이를 전면 개방했다. 전체 이통 고객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고 효과 높은 모바일 광고 전략을 펼치겠다는 복안이었다. 3위 사업자로서 이미지 개선이라는 포석도 깔려 있었다. 전국 8만여곳에 설치된 유플러스 존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을 통해 무료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했다.

이후 SK텔레콤이 다시 와이파이를 개방하고 KT가 와이파이 개방을 선언하기까지 5년여가 걸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부터 개방을 추진, 점차 확대하고 있다. KT는 6월부터 개방했다. 가계통신비 절감, 고객 편의성 제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목적이 복합 작용했다.

◇전체 개방 AP는 25만7472개

이통사 전체 AP 39만6472개 가운데 개방된 AP는 25만7472개다. 약 64.9%다. 가장 많은 19만개의 AP를 보유한 KT가 절반 이상(52.9%)인 10만개를 개방했다. SK텔레콤은 13만1000개 AP 가운데 61.8%인 8만1000개, LG유플러스는 7만6472개 전체(100%)를 개방했다.

KT와 SK텔레콤이 100% 전면 개방을 하지 않는 이유는 AP가 겹치는 지역이 있고, 낡은 AP에는 식별 ID(SSID)와 광고 플랫폼을 추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용 방식은 3사 모두 다르다. 자사 고객은 별도의 인증이 필요 없다. KT, LG유플러스 가입자가 SK텔레콤 무료 와이파이(T Free WiFi Zone)를 이용하려면 T아이디나 페이스북 아이디 둘 가운데 하나로 로그인을 해야 한다. 이후 이용 약관에 동의하고 5~10초 인증(광고 시청) 후 이용할 수 있다.

KT(KT_Free_WiFi)는 이메일, 전화번호, 성별, 연령 등을 입력한 후 이용 약관에 동의한 뒤 약 15초 동안의 인증 단계를 거친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이용자 연령대, 성별, 전화번호를 입력한다. 이후 이용 약관 동의, 20~30초 인증 후 이용할 수 있다.

3사 모두 동일 AP에서 이용 시간은 1시간이다. 이후 동일 장소에서 재사용하거나 AP를 바꿨을 경우 재인증 또는 로그인이 다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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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고객들이KT GiGA WiFi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공공 와이파이 전략에도 영향

이통사는 종합 쇼핑몰이나 극장, 공원, 도서관, 복지시설, 카페, 시장, 학교, 지하철 등 주요 상업·공공장소에서 와이파이를 운영한다. 이용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때 와이파이로 데이터 이용료를 절감할 수 있다.

와이파이 업체 전문가는 “학생 등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계층에서 무료 와이파이 이용률이 높다”면서 “도서관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통한 동영상 강의 시청, 자료 수집 등 이통사 와이파이 개방 효과가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 와이파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버스와 학교 등에 AP 20만개 설치라는 당초 계획과 달리 일부 버스에 우선 구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예산과 시행 시기 등을 고려했다. 그러나 버스와 학교 중심 공공 와이파이 전략은 효율성과 운영비 등에서 비판 목소리가 큰 만큼 공공 와이파이 전략에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통사가 와이파이를 개방한 지역을 고려해서 공공 와이파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공공 와이파이 구축률은 8.26%에 불과하다. 전체 14만8846개 공공 시설(교육 시설 제외) 가운데 1만2300곳에만 공공 와이파이가 설치됐다.

여전히 공공 와이파이가 필요한 지역이 많다는 방증이다. 이통사 와이파이 개방이 공공 와이파이 확산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품질 제고 잊지 말아야

이통 3사는 와이파이 개방으로 유지 보수 지속을 통한 품질 제고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각사 가입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와이파이는 경쟁력 확보 수단이 된다. 그러나 모든 가입자에게 서비스를 개방하면 이 같은 기대 효과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통사가 와이파이 개방 이후 품질 강화에 소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통사 개방 와이파이의 품질이 가정이나 유료로 이용하는 와이파이 품질보다 떨어진다는 게 이용자의 공통된 평가다. 일부 이용자는 다른 이통사가 개방한 와이파이를 이용할 때 접속이 잘 되지 않거나 자주 끊겨서 로그인을 수차례 반복해야 한다는 불만도 내놓는다.

이통 3사의 와이파이 개방으로 접속자가 늘면 품질 관련 불만이 늘 공산이 크다. 이통사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품질 모니터링과 유지 보수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약 40만개에서 멈춘 AP 개수도 지속 늘려야 한다. 동시에 노후 AP를 기가 AP 등 고용량 AP로 교체, 와이파이 개방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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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와이파이를 전면 개방한 LG유플러스는 올해 2월 지하철에도 LTE를 백홀로 쓰는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시작, 고객 서비스 품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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