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몸은 휴가 떠났지만...쉼없는 SNS 활동

여름 휴가철을 맞은 정치권 인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주요 현안에 의견을 피력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집권여당의 수장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서울 자택과 강원도에서 휴가를 보낸다. 추 대표는 휴가지에서 '호모데우스'를 읽고 있다. 제1야당의 리더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같은 기간 휴가다. 고향인 경남에서 '정당의 생명력-영국 보수당'과 '리콴유의 눈으로 본 세계'라는 두 권의 책을 탐독하고 있다.

두 대표는 여름 휴가로 휴식을 취하면서도 SNS를 이용해 정치권과 끈을 놓지 않았다. 추 대표는 휴가 첫 날인 지난달 31일 트위터에서 “국민의 당에 드리는 시: 정호승 시인의 '바닥에 대하여'. 아직 바닥이 싫은 모양입니다. 빨리 딛고 일어서길 바라며 시 한수 드립니다”라며 글을 올렸다. 국민의당 제보 조작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국민의당 지도부가 연루되지 않았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한 직후다.

2일에는 정부 부동산대책과 관련, “어젯밤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가격 때문에 정책위 의장과 긴급통화했다. 여름휴가는커녕 이사 갈 집 구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서민들 생각하니 휴가지에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트윗했다.

당 대표 비서실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추 대표와의 일화 등을 소개하며 추 대표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 대표는 더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바른정당을 '첩'이라고 표현했다. 홍 대표는 “첩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본들 첩은 첩일 뿐”이라는 글을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바른정당과 통합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정당의 통합은 인위적인 정계 개편보다는 국민이 선거로 심판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파 진영 통합을 투표로 자연스레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31일에는 “북핵 문제는 냉탕, 온탕을 반복하다가 결국 최악의 사태까지 왔습니다. 더 이상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라며 북핵문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한 언론사가 자신을 '독불장군'이라 표현하자, 페이스북을 통해 “난 '독고다이'지 독불장군이 아니다”라고 반론했다.

홍 대표는 “독불장군은 부하라도 있지만 저는 부하 한 명 두지 않는 독고다이”라며 해당 칼럼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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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중인 문재인 대통령

반면 평소 SNS에 적극적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진짜 휴가를 즐기고 있다. 야당 측이 '안보에 구멍이 생겼다'며 휴가 복귀를 종용하고 있지만, 예정대로 휴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SNS에 직접 글을 올리지도 않았다. 청와대가 SNS를 통해 문 대통령의 휴가 사진 등을 게재하고 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