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청소기 브랜드 '건' 내세운다...커지는 무선청소기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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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상표 출원한 파워건, 파워건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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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청소기 브랜드를 권총을 의미하는 '건'으로 통합, 재정비한다. 신제품이 늘면서 돌풍을 일으키는 무선 청소기 시장을 정조준한다. 다이슨과 LG전자가 경쟁하고 있는 상단 모터 적용 디자인의 무선 청소기 시장에 삼성전자도 가세하면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건 프로(Gun Pro)' '파워건' '파워건 프로' '파워스틱 프로' 등의 상표를 대거 출원했다. 상표가 적용되는 지정 상품은 가정용 전기 청소기, 전기식 진공 청소기 등이 대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청소기 브랜드를 재정비, '건'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름을 통합해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조사들은 회사명 이외에 별도의 카테고리별 브랜드를 앞세워 제품의 핵심 마케팅 어휘로 사용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갤럭시', LG전자가 에어컨을 '휘센', 대유위니아가 김치냉장고를 '딤채'로 각각 명명한 것 등이 대표 사례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청소기에서 '건'을 내세우게 된다. 지난해 출시한 무선 청소기 파워스틱에 이어 프리미엄 제품 브랜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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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무선 청소기 파워스틱을 출시했다.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상단 모터 적용(상 중심) 무선청소기 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무선 청소기 라인을 확보했지만 대부분이 '하 중심'이다. 모터가 아래 흡입구 쪽에 탑재됐다. 상표 등록한 '건' 시리즈가 아직까지 출시된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하면 새 이름을 단 신제품을 선보일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선청소기의 신제품 출시는 미정이지만 관련 프로젝트는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르면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와 때를 맞춰 삼성전자 무선청소기 신제품이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는 이달 중에 삼성 청소기 신제품이 나온다는 소문이 유통가에 나돌고 있다.

삼성전자가 '상 중심' 무선 청소기를 출시하면 청소기 시장 판도가 요동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상 중심 무선 청소기는 다이슨 'V 시리즈'가 주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판매량을 올리며 다이슨 매출의 효자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LG전자가 6월 상 중심 무선 청소기 '코드 제로 A9'을 출시, 경쟁이 치열해졌다. LG전자 코드 제로 A9은 출시 3주 만에 1만대가 팔렸다. 역대 LG 무선청소기 가운데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LG전자는 무선 청소기 글로벌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다이슨을 제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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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코드제로 A9' 무선 청소기.

삼성전자가 '건' 시리즈를 통해 상 중심 무선 청소기 시장에 뛰어들면 경쟁은 더 뜨거워진다. 특히 일반 청소기 시장에서 무선 청소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치열한 공방은 불가피해졌다.

세계 청소기 시장은 140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20% 이상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무선 청소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 중심 무선 청소기가 청소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어 주요 가전업체가 앞다퉈 내세우는 '프리미엄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면서 “무선청소기는 앞으로 로봇 청소기와 함께 신규 청소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