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국내 광산에 다시 불을 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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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자원 사업에서 탐광, 개발을 '상류'라 하고 자원처리나 금속판매 등 소재산업 분야를 '하류'라고 한다.

세계적 에너지 자원기업은 대부분 상·하류 사업에 모두 강점을 지녔다. 상류 부문 이익이 훨씬 크지만 하류 사업과 연계로 효율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분산한다.

우리나라는 상·하류 사업 경쟁력을 고루 갖춘 기업이 없다. 대부분 하류사업에 특화됐다. 상류부문인 광업은 2015년 기준으로 GDP 0.18%에 불과할 정도다. 국내 전체 광산 80%가 매출액 50억원 미만 영세 자산이다.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술 개발에 나서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로 인해 자원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은 갈수록 낙후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조선, 철강, 건설 등 주력산업 성장으로 광물 수요는 매년 증가했다. 국내 광업 생산원가 상승으로 해외 자원 대비 경쟁력은 떨어졌다.

돌이켜보면 1970~1980년대에는 국내 광산에서 석탄과 일반광물 생산이 활발했다. 당시 100여개 광산으로부터 국내 금속광물 수요의 최대 20%를 조달했다. 1990년대 들어 광물가격이 하락하면서 금속광물 고갈과 채산성 악화 등으로 생산이 위축됐다. 현재는 국내 조달비율이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명한 광구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2007년 11월 산업자원부와 한국광물자원공사(당시 대한광업진흥공사)는 국내 최대 우라늄 광산이 충북 옥천-충남 금산 일대, 북동~남서 방향으로 약 120㎞ 구간에 걸쳐 분포돼 있다고 밝혔다. 평균 품위(톤당 우라늄 함량) 0.035% 우라늄 원광이 1억톤가량 매장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원전에 쓰이는 우라늄 약 2만4000톤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한 해 국내 우라늄 소비량의 약 6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수입액으로 계산하면 2조원이 넘는다. 이 광산은 주민 반대, 우라늄 가격 하락, 지난 정부 때 자원 개발 축소 기조와 맞물려 개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2015년 발간한 광업요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속광물(금, 은, 동, 아연, 철광석, 텡스텐, 몰리브덴, 망간, 희토류 등 13종) 총 매장량은 1억2863만6000톤(가채광량 9734만톤)이다. 비금속광물(석회석, 납석, 규석, 장석, 활석, 흑연 등 20종)은 166억7659만8000톤(가채광량 126억102만4000톤)이나 묻혀 있다. 등록광구는 4897개(석탄 100, 금속광 1035, 비금속광 3762개)로 이 가운데 현재 운영 중인 곳은 378개(석탄 5, 금속광 25, 비금속광 348개)다.

산업통상자원부 광업광산물통계연보를 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가행광산에 근무하는 종업원은 6819명이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광업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378만9000원이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

자원 보유량이 많고 인프라가 발달한 해외 자원 생산단가가 낮은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에서 최소한의 자원 개발을 해야 한다. 국내 자원 개발은 세계 광물가격이 급등할 때 충격을 흡수하고 수급이 불안정할 때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안전망이다.

국내 자원 개발에 있어 매장량이 풍부한 비금속 광물은 가공 정도에 따라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석회석 원광은 톤당 1만원선이지만 정밀화학 소재로 사용되는 경질 탄산칼슘으로 가공하면 톤당 30만원이 넘는다. 화장품에 쓰이는 의약용 인산칼슘으로 가공하면 톤당 100만원이 넘게 팔린다. 기술혁신을 통해 광산기업이 영세성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해 선순환 성장을 하도록 장기적이고 체계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자원 개발은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정부가 꾸준히 밀어줘야 성과를 낼 수 있다. 당장 손실이 난다고 손을 떼면 자원개발 인력도 노하우도 다 없어진다.

최근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은 국내 자원 개발에도 좋은 징조다. 부디 국내 광산에 다시 불이 켜지길 바란다.

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kkgg1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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