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3년 만에 10배 성장한 소형 SUV 시장…“대세는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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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세그먼트(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차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 기관 IHS에 따르면 2010년 48만여대에 불과하던 글로벌 소형 SUV 시장은 지난해 464만여대로 약 10배 커졌다. 올해는 553만여대까지 증가가 예상된다. 국내 소형 SUV 시장도 2013년 9200여대에서 지난해 10만여대로 3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자동차 시장 트렌드(흐름)가 세단에서 SUV로 넘어가는 시점에 소형 차종에 대한 고객 요구(필요성)가 겹치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3년 한국지엠이 '쉐보레 트랙스' 가솔린 모델을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그해 12월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 '캡처(CAPTURE)'를 'QM3'라는 이름으로 국내 출시하면서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두 차종의 2013년 판매량은 9214대로, 당시 전체 내수 시장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QM3 판매가 본격화된 2014년부터 성장 속도를 높였다. QM3는 르노 1.5 dCi 엔진과 게트락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를 조합, 18.5㎞/ℓ(구연비 기준)에 이르는 높은 연비를 제공했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형 SUV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1만8191대에 이르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디젤 모델을 추가한 트랙스도 1만대 이상 판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만8559대로 3배 이상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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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QM3 스포츠팩' (제공=르노삼성자동차)

국내 소형 SUV 시장이 본격 커진 것은 2015년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등장하면서다. 쌍용차가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출시한 첫 번째 차량인 티볼리는 3년 동안 3000억원 이상 투입된 차량이다. '해고자 복직'과 '흑자 전환'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탄생한 티볼리는 디자인, 넓은 적재량, 실내 공간 등이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첫 해에 4만5021대가 판매됨으로써 국내 소형 SUV '왕좌'를 차지했다.

티볼리의 등장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 효과를 가져왔다. 신차가 등장하면 동급 경쟁 차종의 판매량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구매가 신차로 쏠리면서 전체 규모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이 시장 일반 논리다. 그러나 티볼리는 소비자들에게 소형 SUV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트랙스(1만2727대)와 QM3(2만4560대)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했다. 그 결과 2015년 소형 SUV 시장은 전년 대비 약 188% 증가한 8만2308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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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소형 SUV '티볼리'

2016년에는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파워트레인(동력 계통)에 큰 변화가 있었다. 이때까지 국내 소형 SUV 시장은 '디젤'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5년 9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발발하면서 디젤에 대한 거부감과 친환경차에 대한 요구가 동시에 커졌다. 매년 2~3배 성장하는 소형 SUV 시장에 주목하고 있던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를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니로는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4월부터 판매에 들어가 연말까지 1만8710대를 판매했다. 경쟁 모델보다 판매 기간이 3개월 이상 짧았지만 티볼리(5만6935대)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그 결과 지난해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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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

소형 SUV 시장은 올해도 30% 이상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국내 완성차 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7% 축소된 것과 대조된다.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소형 SUV를 제외하면 성장세가 더딘 상황인 것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소형 SUV 시장이 연간 15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5만대 이상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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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소형 SUV '코나' (제공=현대자동차)

국내 시장에는 '투싼'보다 크기가 작은 SUV를 출시하지 않을 계획을 세워 놓은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보이자 '히든카드'로 소형 SUV 국내 투입을 결정했다. 코나는 내수 시장에서 올해 2만6000대, 내년 4만5000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한다. 기아차는 올해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을 추가한 데 이어 7월에 '스토닉(STONIC)'도 출시한다. 스토닉은 코나와 함께 플랫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소형 SUV다. 기아차는 니로와 스토닉을 동시에 판매하는 '투 트랙' 전략을 취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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