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1시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산학협력센터 강의실.
사물인터넷(IoT) 개발 플랫폼 삼성전자 아틱을 활용한 'IoT 종합설계 프로젝트' 학기 마지막 수업이 한창이다. 이날 수업은 품평회처럼 이뤄졌다. 지도교수와 기업에서 나온 멘토들이 팀별 발표와 과제 결과물 시연 데모를 보고 점수를 매겼다.
총 9개팀, 팀당 4~5명씩 40여명이 데모 기기를 갖고 자리에 앉았다. 실습 강의실이 비좁게 느껴졌다. 이 교과목은 지난해 처음 개설됐다. '실무를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수강신청 시스템이 열리자마자 학생들이 몰려 조기 마감됐다. 하드웨어를 다루는 전자공학도 외에도 소프트웨어 전공 학생이 수업을 들었다.
이날 수업에선 △실내 위치 인식, 모터 구동, 장애물 회피 기술로 구현한 음료 전달 기기 스마트바 △적외선 센서로 빛을 감지, 사람 없이도 주차장에서 차를 빼 낼 수 있는 스마트 주차장 시스템 △각종 센서로 미세먼지, 화재알림 기능을 구현하는 종합 환경안전 시스템 △애완동물에 먹이를 자동 지급하는 팻 피딩 시스템 △원격으로 전력 사용량 체크, ON·OFF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플러그 △얼굴인식 기능을 갖춘 스마트 도어락 △음성인식을 지원하는 스마트 무드등 등이 소개됐다.
이 모든 IoT 기기를 하나로 엮은 스마트홈 컨트롤 시스템 데모도 이뤄졌다. 오픈소스 컴퓨터 비전 라이브러리(오픈CV)를 활용해 차선유지, 교통표지판을 인식하는 자율주행 RC카도 눈길을 끌었다. 기업 관계자는 대학생 몇 명이서 약 3월 만에 만든 결과물 치고는 상당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팀별로 프라임소프트, 모바일에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하나텍, 기가레인, 에스코어의 실무 개발자가 멘토로 붙었다. 멘토들은 각 팀이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벽에 가로막힐 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박지형 에스코어 수석연구원은 “목표를 설정하고, 고민하고, 결과를 내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다”면서 “단순 지식 주입형 강의보다 성취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강의 지도를 맡은 김용석 성균관대 교수는 “프로젝트형 강의는 학생 만족도가 높고 기업 면접에서도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AI)과 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연결과 융합이고 창의적 생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면서 “대학도 일방적 강의를 줄이고 직접 경험을 얻을 수 있는 프로젝트형 강의를 더욱 늘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