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구글의 로봇업체를 인수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으로부터 네 발 달린 로봇으로 잘 알려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9일 발표했다.
소프트뱅크는 또 다른 로봇 회사 일본의 샤프트도 알파벳에서 사기로 합의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보도자료에서 “인간의 능력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많다”면서 “스마트 로봇공학은 다음 단계의 정보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며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첨단 다이내믹 로봇의 확실한 기술 리더”라고 밝혔다. 이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 대해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과거 손 사장은 소프트뱅크가 장기적으로 인공지능과 스마트로봇, 사물인터넷(IoT)에 집중할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소프트뱅크에서는 사람 감정에 반응하고 말을 하는 로봇 '페퍼'를 출시한 바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설립한지 25년 된 회사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했다. 두발 달린 로봇 아틀라스와 네발 달린 빅독 등을 개발해 명성을 얻었다. 로봇은 밀려도 넘어지지 않고 서 있고 험난한 지형도 헤쳐갈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었다. 회사는 미국 정부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자금 지원을 받기도 했다.
구글은 2013년 말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로봇공학 분야 업체를 잇달아 사들이는 과정에서다. 로봇 기업 인수를 주도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이 2014년 구글을 떠난 뒤 구글 내 로봇 부문인 레플리컨트는 해체됐다.
알파벳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향후 몇 년 안에는 시장성 있는 제품을 출시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리고 이 회사를 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벳은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전략을 펼치면서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대폭 축소했다.
블룸버그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소프트뱅크 안에 남을지, 소프트뱅크의 930억 달러짜리 IT 투자펀드(비전펀드)의 일부가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이날 장중 7.4% 올라 200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