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수차례 편의점을 찾는 편의점 마니아 직장인 김모(32세)씨는 최근 편의점에서 일명 고급 위스키인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를 구입했다. 위스키 바 혹은 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었던 위스키가 소용량에 가격까지 합리적이었던 것. 김모씨는 “고급 술로 불리던 유명 위스키 제품들을 편의점에서 접할 수 있어 놀랐다”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용량에 가격도 합리적이라 부담 없이 구입했다”고 말했다.
위스키가 젊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아재 술'로 알려진 발렌타인과 조니워커가 변하고 있는 것. 가장 큰 변화는 편의점 출시를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간 백화점 및 대형마트를 위주로 제품을 판매한 위스키 업계가 최근 편의점 채널을 통해 젊은 층에 다가가고 있다.
위스키 판매량이 2008년 284만1155상자를 기록한 이후 △2010년 252만2925상자 △2013년 185만600상자, 지난해 166만9039상자로 8년째 하락세를 보이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특히 1분기 매출 감소 추세로 볼 때 올해는 150만상자를 넘기지 못하는 것과 동시에 매출 감소폭이 커질 경우 8년 만에 판매량이 반토막 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반면 편의점은 1인 가구 증가 등에 따라 2016년 말 점포 수 3만개를 돌파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조4000억원으로 전년 17조2000억원보다 18.6% 늘었다. 2011년 10조원을 넘어선 후 해마다 10~20%씩 고속 성장하는 중이다. 직장인과 20~30대가 편의점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15년 편의점 이용객의 55%가 직장인이었으며 연령별로는 20~30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위스키 업계는 편의점 채널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며 더 많은 소비자와 접점을 마련하고 있다.
위스키 업계는 용량을 줄여 '위스키는 고가'라는 편견을 깨고 가격 부담도 줄여가고 있다. 기존에 700ml로 출시됐던 위스키 용량이 200ml 남짓으로 줄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낮아진 것. 이렇듯 위스키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손쉽게 위스키를 접함에 따라 젊은 소비자들 반응도 뜨겁다.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는 편의점 출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는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얻었고 그 인기가 역으로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산된 사례다. 파이니스트 200ml 소용량은 기존 위스키 제품에서 보기 힘든 세련된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집 안은 물론 캠핑과 피크닉 등에도 잘 어우러질 뿐만 아니라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음료와 혼합해 칵테일로 즐길 수도 있으니 인기가 높다. 특히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 가능한데다 만 원대 이하라는 가격 부담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인기 요인이다.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는 연간 600만 상자(9ℓ 기준)가 판매될 만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위스키 제품 중 하나다. 밝은 황금빛을 띠며 부드러움과 스파이시함이 어우러진 우아한 향과 함께 잘 익은 사과, 바닐라, 달콤한 밀크 초콜릿이 연상되는 섬세한 맛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애플 소다나 커피와 혼합해 칵테일로도 다양하게 음용 가능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세계적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도 편의점에 소용량 출시 후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소용량 제품이라는 점도 그 요인 중 하나지만 만원대 가격으로 조니워커를 구입할 수 있는 점이 크다.
디아지오는 지난해 출시된 조니워커 레드 200㎖가 좋은 반응을 얻자 제품 라인업을 확장, 지난 4월 블랙 레이블 200ml를 추가로 선보였다. 기존 제품과 동일한 품질은 물론 디자인과 재질을 반영했다. 레시피와 레몬 시럽을 제품과 함께 패키지로 구성해 집에서도 누구나 쉽고, 맛있게 칵테일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젊은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의 이색적 위스키도 편의점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아이리쉬 위스키 '제임슨'이 2015년에 출시한 제임슨 200ml는 세련된 외관과 편의성으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제품이다.
납작한 사각형의 디자인으로 위스키 플라스크를 연상시키는 제임슨 200ml는 전국 편의점에서 판매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휴대가 간편해 캠핑, 피크닉 등 야외 활동에도 적절하며 만 원대 가격과 작은 용량으로도 6~7잔의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가 꾸준히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활로 모색에 적극적”이라며 “달라진 위스키 음용문화에 맞춘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