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는 7월부터 대형 화물트럭·버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차로이탈경보장치(LDWS) 장착을 의무화한다.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5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형 상용차 사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국토교통부가 실시하는 LDWS 장착 의무화 대상은 여객운송사업자가 운행하는 차량 가운데 길이 11m를 초과한 승합차량과 화물운송사업자가 운행하는 차량 가운데 총중량 20톤을 초과한 화물·특수자동차다. 의무화 대상 차량이 약 15만대에 달한다.
LDWS 장착 비용은 1대당 50만원 정도다. 국토부는 국가예산 20만원, 지자체 예산 20만원을 지원하고 차량 소유주가 10만원만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다. 국토부는 LDWS 장착 의무 위반에 따른 과태료(100만원)를 2020년 1월부터 부과할 방침이다.
LDWS 장착 의무화는 졸음 운전에 의한 대형 고통사고를 예방하려는 의도가 크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2012~2016년)간 졸음운전 발생건 수는 2241건, 사망자는 414명으로 집계됐다. 치사율(사고 1건당 사망자 발생비율)은 18.5%로 과속사고 치사율(7.8%)의 2.4배,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2.2%)의 1.5배에 달했다.
당초 정부는 대형 상용차에 LDWS와 FCWS를 모두 장착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구 사업(100대)과 시범 사업(5000대)을 진행한 결과 ADAS 장착 지원금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드러나면서 장착 기능을 LDWS로만 한정했다.
하지만 교통안전 전문가는 LDWS 만으로는 이와 같은 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대형 상용차 졸음운전 사고 대부분은 차선 이탈과 전방 차량 추돌이 동시에 발생했다.
네덜란드, 미국, 중국, 이스라엘 등 ADAS 의무 장착을 먼저 실시한 나라에서 LDWS 하나만 의무화하는 곳은 없다. FCWS와 LDWS 복합적인 기능이 있어야만 교통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상용차 ADAS 의무화 사업은 '돈(예산)'보다 '국민 안전'을 우선순위에 두고 진행해야 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