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2분기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TV용 대형 OLED 패널 설비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비업계 기대감이 커졌다. 그동안 A3 생산 라인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상대적으로 투자 규모가 적었지만 2분기부터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달 혹은 다음달 중 6세대 플렉시블 OLED를 양산하는 E6 라인의 2단계 투자를 시작한다. 아직 1단계 투자에 따른 설비 입고가 끝나지 않았지만 미리 설비 투자를 집행해 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존 E6 1단계 투자는 월 1만5000장 생산능력을 목표로 1조9990억원을 투입했다. 2018년 하반기 가동할 계획이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E6 라인을 월 4만5000장 규모로 증설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 3만장 규모를 한 번에 투자하거나 두 단계에 걸쳐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발주 금액은 약 1조5000억원에서 3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단계 투자를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투자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1단계 투자에 따른 시험가동을 하고 수율 등을 점검해 투자 품목에 문제가 없는지 판단한 뒤 추가 투자를 한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과정을 생략하고 과감하게 투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E6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이 애플에 공급할 물량을 최대한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E6는 애플에 공급할 중소형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하는 라인이다. 대량 양산을 준비 중인 E5 라인을 기준으로 기술을 점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E6에 양산력이 검증된 캐논도키 증착기, E5에 첫 대량양산에 도전하는 국산 증착기를 적용해 E6의 생산 리스크가 더 적을 것”이라며 “E5를 기준으로 공정 기술과 수율을 점검해도 E6 양산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크게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주 P10에 구성할 장비 발주에도 업계 관심이 커졌다.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에 관련 발주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됐다. 10.5세대 OLED 장비를 납품할 준비를 갖춘 주요 협력사가 중점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6세대 플렉시블 OLED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6세대 장비 공급사도 이목을 집중했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P10에 총 10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과 대형 OLED 설비에 모두 투자할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주요 장비 협력사가 올 하반기부터 내년에 걸쳐 상당한 성과를 올릴 전망이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가 A3에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상대적으로 LG디스플레이 협력사 수혜는 크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가 추가 투자를 시작하면 주성엔지니어링, 인베니아, 탑엔지니어링, 아바코, 비아트론 등 주요 장비 협력사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 협력사에 대한 시장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