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의 블랙박스]<19>새로운 게임의 역사 10년을 시작하려면

온 국민이 염원하던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모두가 두 손 들어 환영할 일이다. 게임인은 게임산업 부활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차분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게임만큼 국내와 해외 시각이 상반되는 산업은 드물다. 게임은 국내에서는 '애물단지'로 취급 받지만 해외에서는 혁신 산업의 성공모델로 각광받는다.

미국에서조차 한국 게임 산업은 경이의 대상이었다. 2004년도에 만난 한 미국 개발사 대표는 이렇게 질문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게임 아이템이라는 것을 산다고 하는데 왜 게임 유저들은 현실에서 쓸모도 없는 (가상의) 물건을 사는 데 돈을 쓰는가.”

온라인게임이 콘솔이나 PC게임과 무엇이 다른 지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는 것 같지 않았다. 지금 세계 게임 산업은 한국이 만들어낸 '즐기는 건 무료(Free to play)'라는 아이템 구매 비즈니스 모델을 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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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중앙대 교수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이 모든 영광이 퇴색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함과 동시에 과거 게임강국의 영광을 되찾아야 할 과제를 안았다. 여기서 중요한 전략적 방향이 과거의 청산과 미래의 준비다.

과거 청산 시작은 한국의 게임을 망가뜨린 구조를 고치는 것이다. 그동안 게임 산업에 쓸데없이 부담을 지운 일이 있다면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 게임 산업에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미래의 준비는 혁신을 위한 준비다. 4차 산업혁명과 게임의 전면적 결합을 통한 도약이 필요하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전면화는 게임 개발에도 충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게임 구성 요소와 개발 과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게임은 인간과 기계, 또는 인간과 인간 간 경쟁을 넘어 인간과 AI 간 경쟁이 뒤섞일 것이다.

AI와 AI가 주인을 대신해 게임을 하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것이다. 게임 개발의 주력 부대가 기업에서 소규모 팀이나 개인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열린다. AI의 등장은 개발은 물론 게임 테스트나 검수(QA) 등에서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지 모른다.

10년 전인 2007년은 한국 게임의 절정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2007년은 아이폰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에 처음 등장한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은 새로운 게임 플랫폼 등장에 무관심했고 그 후유증은 너무나 컸다.

지금부터 10년 후인 2017년, 한국의 게임을 생각하면서, 그리고 그 신화를 재현하기 위한 전략을 짜야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교수 jhwi@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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