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의 중심은 로봇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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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미국, 일본, 독일 등을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도 4차 산업혁명 담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정의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변화 중심에 로봇이 있다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다.

클라우드를 통해 빅데이터에 언제나 접근이 가능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이 활동하는 세상. 이러한 로봇이 다양한 사물과 연결된 사물인터넷(IoT) 세상을 상상할 때 그 변화의 폭을 실감해 보는 건 그리 어렵진 않다.

변화의 물결 한가운데에 최근 소셜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소셜 로봇은 AI, IoT, 클라우드 기술 등을 접목해 사람과 교감하는 감성 중심 로봇이다.

2~3년 전부터 국내외에 출시된 소셜 로봇은 어눌하지만 대화가 가능하고, 감정 교류 기반의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제품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개인 비서, 놀이 친구, 소통 수단, 스마트 홈 허브, 감정 인식, 자가 학습 등 기능을 갖췄다.

지금까지 국내외에 출시된 소셜 로봇은 기술과 기능 면에서 우리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그러나 AI 기술을 비롯한 주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그리 먼 이야기도 아니다. 더욱이 고령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에 출장을 다녀온 로봇 중소기업인이 들려준 얘기가 신선한 자극을 준다. 독거노인이 많은 곳에 지방자치단체가 조그마한 봉제인형 로봇을 보급하고 있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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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단순한 로봇이다. 노인들이 로봇과 대화하면 그 대화 내용이 지자체 서버에 올라가고, 지자체는 서버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해당 노인에게 즉시 복지사를 보낸다는 것이다. 그 기업인은 “이런 게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면서 “이미 현실”이라고 의미를 뒀다. 상당 부분 공감이 간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 로봇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려면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로 제품의 완벽한 기능보다 그 제품이 줄 수 있는 종합 개념의 개발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국내 로봇 기업들은 지나칠 정도로 완벽한 제품 기능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단순한 기능의 제품이지만 다른 기술과 접목, 더 큰 효용을 창출할 수 있는 융합 서비스 개념으로 접근하면 시장을 열기가 쉬워진다.

둘째로 필자가 속해 있는 기관은 '시장 창출형 로봇 보급 사업'을 통해 이러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 내용 측면에서 개선할 점이 많다. 지금까지의 지원 방식은 로봇 제품 수요처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서 수요처가 원하는 기능의 완전성을 검증, 피드백을 통해 적합성을 증대시킴으로써 제품의 검증 이력을 확보하며 시장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각도 관점에서 다양한 연관 기술뿐만 아니라 주체들과 융합시켜 효용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끝으로 중소 로봇 기업 혼자 힘으로는 소셜 로봇 시장을 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타 산업 분야와의 연대·협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의 적극 협력이 필요하다.

로봇 플랫폼을 오픈하고 다양한 솔루션이 올라갈 수 있도록 열린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네트워크 장 개설에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 집집마다 소셜 로봇이 집안일을 돕고 노인의 친구가 돼 주는 가족 구성원으로 등장할 날을 기대해 본다.

박기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Parkkh99@kir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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