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전문성… 대기업 뺨치는 의료 스타트업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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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형 병원에서나 할 법한 고난도 연구를 스타트업이 척척 해내고 있다. 굵직굵직한 결과물도 속속 건져 올리면서 투자대상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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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이랩 뇌 영상 진단기 '널싯(Nirsit)'.

스탠다임(대표 김진한)은 인공지능(AI)과 시스템 생물학 기술을 접목, 신약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였다. 올해 1월 개발을 마친 AI기반 약물 용도변경 솔루션 '스탠다임 AI'를 통해서다. 이 솔루션은 기존 약물을 조합하거나 용도를 변경해 질병 치료에 더 효과적인 새로운 약물을 찾아낸다. 신약 개발이나 약물 후보군, 임상 환자군 선별에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중 출시될 예정이다. 글로벌 제약 회사와 연구 협업도 앞두고 있다. 김진한 대표는 이 분야 정통한 전문가다. 서울대학교, 영국 에든버러 대학,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수년간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연구했다. 회사는 2015년 5월 설립했다. 문을 열자마자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34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했다.

헬스브리즈(대표 정희두)도 전문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일부 대형 병원에서만 제공하는 애니메이션 설명처방 서비스를 동네 병·의원과 약국, 요양원에서도 볼 수 있게 했다. 복잡한 의료정보를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냈다. 클라우드 기반 콘텐츠 서비스다. 현재 1400종이 넘는 의료 콘텐츠를 개발했다.

야심작 하이차트는 이미 서울대학교병원 등 10여개 대형병원에서 쓰인다. 한해 140만건 이상 환자 교육을 담당한다. 올해 초에는 중소병의원용 서비스 헬스브리즈를 선보였다. 전자차트에 연동된 의료진용 시스템과 환자·보호자용 앱으로 구성됐다. 정희두 대표는 서울대병원 전공의 출신이다.

뇌 활동 영상을 3차원(3D)으로 실시간 측정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오비이랩(대표 정원선)은 뇌 영상 진단기 '널싯(Nirsit)'을 자체 개발했다. 뇌 활동 현황을 태블릿PC로 보여준다. 헬멧처럼 생긴 촬영 장치를 머리에 쓰면 10초 안에 뇌 활성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헬멧에 부착한 레이저와 디텍터가 자기장을 활용, 뇌 산소량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현재 식약처 의료기기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미 연구용 판매는 시작했다. 현재 측정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도 개발하고 있다. 오비이랩은 소비자 접점을 지속 관리하는 '뇌 활동 데이터 센터'로 발돋움할 목표다.

의료 영상 진단 스타트업 루닛(대표 백승욱)은 이미 AI 분야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섰다. 올해 초 시장조사 기관 CB인사이트(CB Insights)가 조사한 100대 AI 기업 순위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루닛은 딥러닝 기반 이미지 인식 기술로 의료 영상 판독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인다.

지난해에는 의료영상기술 학회(MICCAI)가 주최한 유방암 종양 확산 관련 알고리즘 대회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기업을 모두 제친 결과다. 지금까지 케이큐브벤처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 포메이션8, 인터베스트, 미래에셋벤처투자등으로부터 투자금 58억원을 받았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