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올 들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이 이어졌다.
한동안 침체됐던 선박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반도체 호황도 계속됐다. 품목과 시장, 주체 등 수출 구조 혁신 성과가 가시화되고 세계 경제 교역 회복세, 주력 산업 경쟁력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수출은 턴어라운드를 넘어 당분간 본격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51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던 2014년 10월(516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수출 증가율은 2011년 8월(25.5%)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2011년 12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6개월 연속 증가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22억3000만달러로 2014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 기업 수익성과 직결되는 원화 표시 수출도 22.6% 상승해 2011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달성했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 품목 중 9개 수출이 증가했다. 선박은 사상 최대인 71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해양가스생산설비(CPF), 고정식해양설비 등 해양플랜트 2척을 포함해 24척이 수출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71억4000만달러)와 일반기계(42억9000만달러)도 각각 역대 2위, 4위 수출 실적을 올렸다. 반도체는 메모리 가격 안정세 지속과 신규 스마트폰 출시, 일반기계는 설비라인 관련 기계 장비 중국 수출 증가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기자재 수출이 주효했다.
하지만 무선통신기기·가전·차 부품·섬유 4개 품목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5대 유망소비재 중에는 생활용품(12.4%)과 농수산식품(12.2%) 수출이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화장품은 2.6% 줄었다. 지난해 중국 수출이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국가별로는 중동을 제외한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유럽연합(EU) 수출은 사상 최대인 64억3000만달러였다. 중국 수출은 현지 건설경기 호조와 설비투자 회복세에 힘입어 반도체, 일반기계, 정밀기계,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5년 6개월 만에 4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10.2%)을 달성했다. 미국 수출은 일반기계, 석유제품, 가전 수출 호조에 힘입어 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16.6% 증가한 378억달러로 무역수지는 13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 행진은 63개월 연속 이어졌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세계 경제와 교역이 회복세에 있고 수출 구조를 혁신하려는 노력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5월 수출도 현재 회복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 실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하방 위험이 상존한다”면서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출 기업 애로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수출입 실적 (통관기준 잠정치) (단위:억달러,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