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이 더 이상 값싼 연료로 불리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발전소의 지역자원시설세를 인상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에서, 이달부터 유연탄 개별소비세가 종전보다 ㎏당 6원 인상됐다. 석탄발전 업계는 정부의 탈(脫) 석탄 기조가 세금 압박으로부터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4월부터 석탄화력 발전원가가 일제히 상승한다. 유연탄 개별소비세가 중열량탄 기준 ㎏당 24원에서 30원으로 인상되면서다. 개소세 인상은 정부가 석탄화력을 미세먼지와 대기환경 오염 주범으로 지목하고 장기적으로 석탄 사용 비중을 줄이겠다는 장기계획의 첫 포석이다.
단위 기준으론 6원 인상에 불과하지만, 발전소가 사용하는 석탄의 양이 많아 실제 세액은 크게 늘어난다. 한국남동발전의 삼천포화력발전소를 예를 들면 총 설비규모 3200㎿ 규모로 한 해 사용하는 석탄의 양은 1000만톤 수준이다. 개소세 인상으로 내야할 추가 세액은 연 6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가 전체 석탄화력 용량은 3만1000㎿로 석탄발전사들의 세지출은 총 50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 업계는 세금 인상으로 인해 석탄화력 경제성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유연탄 개별소비세 인상은 2014년 이후 두 차례나 진행됐다. 정부에서 이미 탈(脫)석탄 정책을 밝혀 추가 석탄화력을 건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같은 세금추세라면 경제성 측면에서도 매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지방세법 개정안도 부담이다. 발전소 지역자원시설세를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내용이다. 현재 보류된 상태지만 언제 강행될지 모른다. 발전 업계에서 지역자원시설세는 국회의원이 지역구 지방세액 증액 차원에서 매년 꺼내드는 단골 카드로 여겨진다.
개소세 인상으로 발전사 실적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발전사가 추가로 내는 세금만큼 전력시장 입찰가격에 연료변동비 인상분으로 반영된다. 인상분이 원가에 반영되는 만큼 외형상으로는 영향이 없어 보이지만, 추후 한국전력과 수익조정 과정에서 마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 업계는 석탄화력 가격인상과 퇴출이 가시화된 시점에서 전기요금 인상 논의가 필요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정부에서도 같은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친환경 에너지 정책 비전과 함께 소매시장 가격 정책도 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발전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탈 석탄 기조가 정해진 상황에서 세금 인상과 규제 여건 강화가 계속된다”면서 “전반적으로 국가 전력시장 가격 상승세가 예상되는 지금 전기요금에 대한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