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국내 진출 중국 기업 불똥튈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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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을 노린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국내에 진출한 중국 기업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마케팅과 홍보를 자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브랜드는 실 판매량 감소까지 나타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 전문기업 하이얼은 최근 국내서 진행하는 홍보와 마케팅활동을 줄였다. 중국이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사드 보복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판매량 감소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얼은 한국 진출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사드 보복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이얼은 '하이얼' 브랜드 대신 중국색이 덜 드러나는 '아쿠아' 브랜드 제품 판매를 적극 추진하는 등 전략도 일부 수정했다.

샤오미 역시 반중감정을 경계한다. 현 사태가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국 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만큼 판매량 변화를 예의주시한다. 샤오미 제품은 주요 매장에서 '가성비'를 내세워 마케팅을 해왔다. 하지만 유통점 스스로 중국산 샤오미를 강조하기 어려워졌다.

다른 중국 PC기업인 A사는 혹시 모를 돌발변수에 대비해 사드 관련 언급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국적 브랜드인 A사는 인터넷 쇼핑몰 중심으로 판매가 많다. 내부 회의결과 중국 회사라는 점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는 쪽으로 마케팅 방향을 잡았다.

한 중국기업 국내지사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처럼 조직적인 반중감정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인터넷에서는 공격적 댓글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면서 “지난달 말 중국계 기업 임원이 대사관에 모여 홍보활동 자제 등 자구책 마련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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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최근 롯데마트 99곳이 영업정지를 당하는 등 사드 보복조치 강도가 더해지고 있다. 특정기업을 넘어 베이징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상영을 막는 등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비롯해 반한감정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가 이달 8일 개설한 대중 무역애로 신고센터에서는 29일 기준 89개사에서 104건 무역애로 신고가 접수됐다. 이달 17일 수치 공개 당시보다 약 30여개사 늘었다.

전문가들은 중국 사드 보복 장기화시 반중감정을 부추겨 중국 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지는 등 중국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조이현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제가 정치 영향을 받는다는 학습효과 때문에 국내기업은 점점 중국을 기피할 것”이라면서 “한국에서도 중국의 감정적 대응을 따라가기 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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