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김치·청국장 유산균으로 탈모 정복, 바이오·ICT 기업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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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유산균

김치, 청국장 등 발효식품에서 나온 미생물을 이용해 탈모 정복이 시도된다. 국내 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연합전선을 구축, 탈모에 관한 신약 개발은 물론 건강기능식품, 개인 맞춤형 서비스 개발까지 시도한다. '제2 게놈'으로 평가받는 마이크로바이옴(인체공생미생물)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씽크풀(대표 김동진)은 코엔바이오, 바이오뱅크힐링, 엠디헬스케어 등과 공동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 몸속에 사는 미생물 정보다. 장내, 표피, 구강, 기관지 등 우리 몸 곳곳에 공존한다. 생체대사조절과 소화능력에 영향을 준다. 비만과 당뇨, 뇌질환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 인체 미생물을 건강하게 만들어 질병을 호전시키거나 미생물 상태를 보고 질병 유무를 파악한다.

4개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미생물을 이용한 탈모 치료다. 탈모 원인이 두피 혈액순환이라는 것에 착안, 혈류를 원활히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주는 혈관 내 지방을 분해, 혈액순환을 개선한다. 혈류가 개선되면 두피 혈액순환이 원활해 탈모 치료 효과를 기대한다.

국내 대표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이 참여한다. 코엔바이오는 모거트, 아디오스 등 김치 유산균 발효음료를 생산한다. 오랫동안 유산균주 분리·배양과 생산한 노하우를 보유했다. 바이오힐링뱅크는 유익균 제품의 의학적 메커니즘과 원리 규명을 담당한다. 임상실험과 적용, 국내외 논문 발표 등으로 과학적 입증에 초점을 맞춘다. 이 회사는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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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헬스케어 연구진이 미생물 유래 나노 소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엠디헬스케어는 마이크로바이옴 나노 소포를 연구하는 기업이다. 몸 속 미생물은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과정에서 소포를 내뿜는다. 나노 크기 소포를 연구하면 질병 기전과 치료법 발굴이 가능하다. 엠디헬스케어는 발효 유산균 간 소포를 연구하고, 신약 개발을 담당한다. 이미 확보한 미생물 예측변환 모델을 활용해 질병 치료 예측도 가능하다.

씽크풀은 유일하게 ICT 기업으로 참여했다.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 미생물 유전자 분석과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을 시도한다. 마케팅을 포함 판매도 담당한다. 상반기 안에 마이크로바이옴 사업본부를 설립, 사업을 본격화한다.

김동진 씽크풀 대표는 “이번 컨소시엄은 바이오, ICT기업이 힘을 합쳐 세계적으로 주목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앞장선다”며 “세계시장에 우리나라 발효식품 우수성을 알리는 동시에 마이크로바이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데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4개 기업이 참여한 김치 유산균 탈모 치료 연구는 임상 실험이 한창이다. 1월부터 제일병원에서 혈액순환 개선으로 발모를 촉발하는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1차 결과에서 실험군 95%가 유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달 최종 결과가 나온다. 탈모와 연관된 발기부전 치료 효과 검증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기능식품 출시를 우선한다. 추후 신약 개발을 포함해 유산균주를 많이 함유한 김치, 청국장 등 식품을 개발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이동호 바이오뱅크힐링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차세대 바이오산업 핵심이자 4차 산업혁명 대표 주자로 육성 가치가 높다”며 “뛰어난 균주와 의학적·기술적 노하우, ICT 역량을 토대로 힘을 합쳐 우리나라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을 크게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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