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는 2012년 12월 통합 무료메시징 서비스 `조인(joyn)`을 출시했다. 국제 `RCS(Rich Communication Suite)` 표준을 기반으로 영상통화, 위치공유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조인 가입자는 한때 330만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카카오톡을 넘지 못했다. 2010년 출시된 카카오톡은 꾸준히 가입자를 늘리며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반면, 조인은 1년이 지나도록 사용률 0.1%에 불과했다.
조인이 외면받은 이유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이통사가 RCS를 `카카오톡 대항마`로 마케팅 한 게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손꼽힌다. 카카오톡 입지가 공고한 상황에서 `대항마`가 아닌 `차별화` 전략을 펼쳤어야 한다는 얘기다. 당시로선 카카오가 중소기업이었기 때문에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유료화 논란도 불거졌다. 통신사는 유료화를 검토하기는 했지만, 가입자가 늘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조인이 문자 메시지 기반이기 때문에 메시징 앱과 달리 유료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통신사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미 무료 메시징 서비스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유료화 논의는 이용자 반감을 초래했다.
2015년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는 조인에 결정적 타격을 가했다. 문자 메시지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가 조인을 사용할 이유가 사라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RCS가 부활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문자 메시지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어 많은 문장이 오가는 채팅을 하더라도 요금 폭탄을 맞을 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2015년 말 이통3사는 조인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이듬해 2월 KT와 LG유플러스가, 11월에는 SK텔레콤이 공식으로 서비스롤 종료하면서 조인은 출시 4년 만에 사라졌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