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테슬라 韓 전략-오토파일럿 미국처럼 그대로 쓴다

테슬라가 오는 15일 스타필드하남 쇼룸 매장과 17일 서울 청담동 매장을 개장하고 한국 전기자동차 시장 경쟁에 뛰어든다. 테슬라는 올해 전국 5곳 `슈퍼차저(전용 급속충전소)`와 25~30곳의 `데스티네이션차저(완속충전소)`를 구축, 오픈한다. 자율주행 모드인 `오토파일럿`도 미국에서 사용한 기능 그대로 한국에서도 쓸 수 있게 된다. 주력 차종인 `모델S`의 트림 라인업도 늘리며, `모델X`도 내년 한국 출시가 목표다. 다만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의 출시 시기는 2019년이 유력하다. 테슬라의 한국 시장 전략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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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일 오픈 예정인 테슬라 청담매장 내부 모습.

◇자체 전용 충전소 확대…전력재 판매 사업까지 공략

테슬라는 서울 삼성동·광화문을 포함해 올해 최소 다섯 곳에 `슈퍼차저`를 구축한다. 슈퍼차저는 곳당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125㎾h급 급속충전기가 6개 이상 구축돼 동시에 충전하도록 설계된다. 테슬라는 차량 1대당 1600km까지 슈퍼차저를 무상으로 이용하게 하고, 이후부터는 유료로 전환, 수익 사업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테슬라는 한국에 진출한 국내외 전기차 제작사 가운데 충전소까지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가 된다. 테슬라는 슈퍼차저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자체 충전 인프라를 계속 늘려 간다는 전략이다.

니콜라 빌리지 테슬라 동북아총괄 대표는 “테슬라 본사 정책으로 충전소 운영을 위해 전력 재판매 자격을 획득, 서비스 사업까지 직접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한국에 진출한 전기차 업체 가운데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서 자체 예산으로 충전소를 짓고 운영·서비스하는 건 테슬라뿐”이라고 강조했다. 충전 사업을 위해 전력 재판매 등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논란이 된 한국 표준과 다른 테슬라 급속충전 규격 대비책도 마련하고 있다. 테슬라는 유럽 규격인 직류 `타입2`를 쓰기 때문에 국내 공용충전소는 사용할 수 없다. 이에 충전 핀(Pin)과 인입 형태가 같은 르노의 교류 `AC 3상`을 쓰는 공용 급속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국전력 등과 협의에 들어갔다. 이에 50㎾급 급속충전은 어렵더라도, 최대 16㎾h 수준의 충전 이용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미국과 달리 한국에는 기본 옵션으로 테슬라 전용 홈 충전기(7㎾h급)와 설치를 지원할 방침이다.

◇오토파일럿 미국 규정대로

안전성 논란이 된 테슬라 자율주행 모드 `오토파일럿`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테슬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안전 규정만 기본으로 갖추면 한국 내 오토파일럿 사용은 문제가 없는 상태다. 다만 최근 손지창씨의 `모델X` 급발진 사고 등 해외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로 자율 주행 기능에 안전성을 의심받고 있는 만큼 출시 전까지 한국 도로 환경에 맞는 성능 입증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빌리지 대표는 “한국 정부와 필요한 기술 자료 등을 공개했고, 안전 관련 현장 테스트도 국토교통부 측과 함께 진행해 오토파일럿에 대한 한국 정부 차원의 인증 자격은 다 갖춘 상태”라면서 “한국 도로표지판이나 도로 형태에 맞는 실제 공학 테스트를 최종 진행하고 있는 등 신뢰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 통신 등 한국 보안 규격에 맞는 인증까지 확보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빌리지 대표는 “오토파일럿은 레벨2 수준의 자율 주행 기능으로, 규정에 따라 차량을 통제하고 제어할 수 있는 조건에서만 이 기능을 사용하면 아무 문제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본사 방침에 따라 `모델S` 중고차나 해외에서 들여온 차량에 대해서도 한국 내 정비 등 사후관리(AS)를 지원할 방침이다. 정비센터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매장에서 일부 기능을 감당하고, 서울 강서구에 정비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모델X는 내년, 모델3는 2019년께 한국 출시

테슬라는 올해 `모델X`의 한국 출시에 필요한 인증을 마치고 내년 초부터 판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모델X는 테슬라 고급 세단 모델S를 기반으로 만든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100㎾h 배터리가 장착된 P100D 모델은 2.9초 만에 60마일(시속 96㎞) 속도에 도달한다. 한 번 충전으로 289마일(465㎞) 주행이 가능하다.

테슬라 보급형 전기차로 주목 받은 `모델3`의 한국 출시는 2019년이 될 전망이다. 올해 시범 생산,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를 내기까지 6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배터리 용량은 44㎾h, 66㎾h 가운데 택할 수 있다.

빌리지 대표는 “예상치 못한 한국 인증 절차로 출시가 늦어지면서 모델X는 2018년, 모델3는 2018년까지 한국 출시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테슬라는 고객에게 인도되는 시점이 출시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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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일 오픈 예정인 테슬라 청담매장 내부 모습.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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