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도 카카오톡이 되나?` `다단계 아닌가?`
주변에 알뜰폰을 권유하고 되돌아온 말이다. 알뜰폰을 보는 세간의 시선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 통신망을 빌려 쓰는 것일 뿐 품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해도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어떤 차가 달리더라도 고속도로 품질이 달라지지 않듯 같은 통신망을 사용하는 이상 통신의 품질은 같을 수밖에 없다. 가입자 700만 시대라지만 알뜰폰의 갈 길이 멀다.
녹색소비자연대가 설문조사를 해 보니 알뜰폰을 잘 아는 사람은 44%에 그쳤다. 국민 과반이 알뜰폰을 잘 몰랐다. 응답자 33%가 알뜰폰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낮은 브랜드 신뢰도와 정보 부족`을 꼽았다. 홍보가 부족한 것이다.
정부와 사업자가 알뜰폰을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정부는 우체국을 통해 알뜰폰을 알리고 있다. 사업자도 온라인 광고를 한다.
이만큼 알뜰폰을 알렸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알뜰폰을 더 키우려면 더 알리는 수밖에 없다.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공익 효과를 인정한다면 정부가 알뜰폰을 사용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만하다. 공무휴대폰은 `절세`라는 명분도 있다. 정부가 쓴다면 신뢰도는 쑥 오를 것이다. 이계철 옛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제외하면 주무 부처 장관이 알뜰폰을 쓴다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다. 가계통신비 꾸지람을 들을 때만 알뜰폰을 찾고 내심으로 무관심한 것은 아닌가.
사업자도 노력해야 한다. 알뜰폰 사업자 상당수가 영세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정부 지원에 의존할 수는 없다. 일부 사업자는 흑자를 낸 곳도 있지 않은가. 절박한 심정으로 알뜰폰 알리기에 스스로 나서야 한다. 자구책이 있어야 도움도 요청할 수 있다.
알뜰폰의 기본은 싼 통신료다. 정부는 올해도 알뜰통신료를 낮추기 위해 도매 대가 인하 등 대책을 추진한다. 그러나 국민이 알뜰폰을 모르거나 불신한다면 백약이 무효다. 알뜰폰을 네 번째 이동통신으로 키울 생각이라면 이제라도 `알뜰폰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면 어떨까.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