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회장 "도시바 인수전 참여하겠다"

지난해 샤프를 인수한 대만 폭스콘이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 야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부품에서부터 세트까지 수직계열화해 글로벌 전자업체로 부상하겠다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 조립업체로 유명한 대만 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은 이날 중국 광저우에서 디스플레이 공장 착공식 후 기자 질의응답에서 도시바의 플래시 메모리 칩 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입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궈 회장이 공개적으로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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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타이밍 폭스콘 회장

일본 샤프를 지난해 인수한 폭스콘이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까지 사들이면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기술, 그리고 조립과 부품 공급을 한 지붕 아래에 두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삼성전자와 같이 핵심 부품을 만들어 다른 업체에 팔기도 하는 소비자 브랜드가 되겠다는 노력의 일부라고 WSJ은 분석했다.

궈 회장은 도시바 반도체 입찰에 “매우 자신 있으며 진지하다”면서 “이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목적은 인공지능(AI) 등의 발전으로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도시바 반도체 부문의 주력인 NAND 플래시메모리는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사용된다.

그는 또 “폭스콘은 제조서비스 기업으로 도시바를 인수하더라도 반도체 메모리 독점 금지법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할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WD), SK하이닉스 등 경쟁업체가 독점금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들 기업이 인수하면 반독점 규제 심사를 받을 수 있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금을 빨리 확보하기를 원하는 도시바에게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궈 회장은 이어 “우리는 도시바가 핵심 기술을 일본에 계속 두면서도 중국에 공장을 지어 생산능력을 늘리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생산능력을 대폭 늘려야 하며 차세대 기술을 공동 개발할 파트너가 필요한데 폭스콘이 이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지분을 과반 또는 전부까지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가치는 1조5000억~2조5000억엔 가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폭스콘은 초대형 TV 스크린에 대한 수요를 겨냥해 이날 착공한 광저우 공장에 610억위안(약 70조원)을 투자한다. 폭스콘은 2019년 완공되는 이 공장에서 가장 큰 유리기판을 이용해 매월 초고화질 패널 9만장을 생산할 계획이다. 폭스콘은 샤프와 함께 미국에 70억달러 규모 디스플레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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