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각종 디지털 장비가 널리 보급되면서 디지털 콘텐츠가 쏟아진다. 개인이 만들어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고해상도, 고화질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저장 장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PC 대표적 저장장치로 HDD(Hard Disk Drive)와 SSD(Solid State Drive)를 꼽을 수 있다. HDD는 내부에 있는 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한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장점이다. SSD는 낸드 플래시에 바로 저장하는 장치다. 작고 가벼운 데다 내구성도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
전통적으로 PC 시장에서는 HDD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SSD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다나와리서치에서 4년간 SSD 판매 데이터를 취합해 보면 매년 약 20%대 성장률을 보이며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13년 대비 314.4%나 증가한 것. 2015년보다도 205.8% 높은 수치다.
가장 큰 이유로 꼽는 것이 바로 가격이다. 2013년 14만6774.9원이었던 SSD 평균 단가가 지난해에는 8만3676원까지 떨어졌다. 6만원 이상 내려갔다. 2015년과 비교해도 1만6000원가량 저렴하다. 심지어 지난해 4월에는 7만원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반면 HDD는 2013년 8만4156.5원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7만9659.3원으로 약 4500원 하락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SSD 가격이 다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낸드 플래시 제조사가 모바일용 낸드 플래시 수량을 늘리면서 SSD 물량 부족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2015년 평균 단가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용량별로 보면 120GB와 128GB가 잘 나간다. 다나와리서치에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간 판매된 SSD를 용량별로 나누면 120GB와 128GB가 절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월별로 나눠보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120GB와 달리 128GB 용량은 점차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올해 1월 판매 데이터에서는 4위까지 밀려났을 정도다. 대신 240GB와 256GB가 잘 나간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에이데이타 제품이 시장 호응을 얻으면서 순위를 높이는 추세다. 1년간 판매된 SSD를 제조사별로 분류해보면 삼성전자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까지는 샌디스크에 뒤지고 있었지만 하반기 들어서자마자 치고 올라가더니 그간의 격차를 만회할 만큼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며 28% 점유율을 확보했다. 750 에보(EVO) 활약이다.
지난해 상반기 내내 1위를 고수하던 샌디스크는 25.6% 점유율로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위와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는 데다 올해 1월에는 3위까지 밀려났다. 그나마 지난해 상반기에 워낙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덕에 2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3D낸드 TLC를 앞세우고 있는 에이데이타와 마이크론은 나름대로 선전하며 나란히 3,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각각 15.1, 7.5% 점유율을 차지했다.
SSD 시장에서 눈여겨 봐야 할 제조사는 웨스턴디지털(WD)이다. 지난해 11월 SSD 시장에 처음 진입하자마자 바로 10위를 기록하더니 지금은 5~6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시장 진입은 늦었지만 HDD 영역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 성능과 내구성을 뽐내며 공격적 라인업 확장과 마케팅 정책을 펼친 덕에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물론 시장 반응도 좋은 상황이다. 올해 SSD 시장에서는 WD 바람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표1> SSD 판매량 증감률, 출처: 다나와리서치(단위:%)
<표2> 저장장치 평균단가, 출처:다나와리서치(단위:원)
<표3> SSD 용량별 점유율, 출처:다나와리서치(기간 2016.2~2017.1 판매량 기준, 단위:%)
<표4> SSD 제조사별 점유율, 출처:다나와리서치(기간 2016.2~2017.1 판매량 기준, 단위:%)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