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카카오뱅크, 아톰뱅크 `모바일온리(only)` 전략 따른다

# A씨는 회사 동료 4명과 퇴근 후 삼겹살집에 갔다. 식사를 끝낸 후 직원을 따로 부르지 않고 스마트폰을 꺼냈다. 삼겹살 집 고유 아이디를 카카오뱅크에 입력하자 먹은 음식과 총 결제액이 떴다. 그 자리에서 친구 4명과 `n분의 1`씩 결제했다.

카카오뱅크가 구상하고 있는 모바일 특화 금융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카카오뱅크는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로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PC뱅킹을 버리고 모바일만 서비스하기로 정했을 때 내부 반대도 있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PC에 익숙한 사용자가 많아 PC뱅킹을 버리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그러나 이미 시장에 인터넷은행이 포화 상태로, 차별화를 위해 모바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영국 최초 모바일 은행 `아톰뱅크`를 참고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3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바일 온리(only) 전략으로 이미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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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뱅크 앱 모습

지난해 4월 영업을 시작한 아톰뱅크는 기존의 오프라인 뱅킹을 통째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옮겼다. 아톰뱅크는 현재 일반예금과 소상공인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한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톰뱅크는 출시 6개월 만에 고객 약 2000명, 예금 잔액 1800만파운드를 각각 기록했다.

마크 멀린 아톰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생체 인증 기술을 활용, 계좌 개설부터 금융 거래까지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모바일은행 스탈링뱅크도 마찬가지다. PC를 버리고 모바일 앱으로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PC 기반의 일반 인터넷뱅킹이 아닌 모바일 앱 중심 특화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기존의 모바일 은행들은 예금, 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전통 은행들이 하는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반면에 스탈링뱅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당좌예금에만 집중한다.

AI로 미래 고객의 소득 수준을 예측하고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 습관 및 저축 수준을 분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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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ing bank

카카오뱅크는 PC 기반에서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 흐름이 바뀌는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또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주 무기로 삼는다. 카카오뱅크가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와 함께 유사 전략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텐센트는 메신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필두로 글로벌 금융 시장을 점령했다.

2014년 텐센트는 중국 세뱃돈 `훙바오` 보내기 서비스를 위챗에 처음 도입했다. 지난 1월 춘제 때 훙바오 송금액은 1000억위안으로 추산된다. 그 가운데 하루 동안 위챗을 통해 오고간 훙바오 건수는 총 142억개에 이른다. 지난해 대비 75.5% 증가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도 모바일뱅킹 이용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은 7000만명을 돌파했고, 국민 1인당 하루 1회 이상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뱅킹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5380만으로 집계됐다. 국민 1명당 스마트폰뱅킹 이용 횟수는 하루 평균 1회 이상이 되는 셈이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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