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스마트해지면서 관련 시스템 및 부품업체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 `모빌아이(Mobileye)`는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업체다. 1999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비전 테크놀로지(Vision Technology) 과학자 이스라엘 히브루대학 암논 샤슈아(Amnon Shashua) 박사가 창업했다.
모빌아이는 영상 인식 기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을 세계 최초로 개발, 설립 5년 만인 2014년 8월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ADAS는 차량에 부착된 센서가 물체를 인식해 위험 상황을 경고하는 장치다. 모빌아이 ADAS 제품은 하나의 칩으로 보행자 충돌 경고, 차선이탈 경고, 차간 거리 모니터링, 과속 표지판 인식 기능을 수행한다. 자율주행차 기본이자 핵심 기술이다.
모빌아이는 카메라 이미지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다른 기업이 레이더, 라이더, 레이저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주변 이미지 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모빌아이 핵심 기술은 `아이Q(EyeQ)`라고 하는 칩셋에 담겼다. 카메라 기반 이미지 처리 알고리즘과 ADAS 기능이 바로 아이Q 프로세서 상에서 작동한다.
모빌아이는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볼보, BMW, GM, 재규어, 토요타 등 세계 대부분 완성차 브랜드에 솔루션을 납품했다. 세계 완성차 브랜드 90%가 모빌아이 ADAS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완성차 업체는 ADAS 기술을 자동차 주행 기능과 결합한 차량을 선보이고 있다. 지능형차간 거리 제어장치(ASCC)는 ADAS로 앞차를 인식하고 도로 제한 속도 정보 등을 고려해 차간 거리를 유지한다. 차로 유지 보조장치(LKAS)는 차로 이탈 시 경보음에 그치지 않고 자동으로 운전대를 조작해 이탈을 막는다.
모빌아이는 2006년 최신 차량이 아닌 구형에도 설치 가능한 시판용(애프터마켓) ADAS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우리나라에도 모빌아이 애프터마켓 ADAS가 본격 보급되고 있다. 지난해 충남 천안 한 택시회사는 운행하는 62대 택시 전체에 모빌아이 ADAS장비를 장착했다. 제주 렌터카 업체도 신차 45대에 ADAS를 장착했다. 안전 인식이 높아져 ADAS 수요가 늘면 자연스럽게 가격도 떨어지고 기술도 더욱 정교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블랙박스를 장착하듯 ADAS를 장착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모빌아이는 2014년 8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기업공개(IPO)하던 첫주에 8억9000만달러(약 1조29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이스라엘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역사상 가장 큰 규모 IPO를 기록하기도 했다.
테슬라와 함께 자율주행시스템을 개발하던 모빌아이는 지난해 9월 “테슬라에 더 이상 부품 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테슬라가 불완전한 자율주행시스템을 마치 완전한 것처럼 광고해왔다며 결별을 선언했다. 두 회사 간 갈등은 지난해 5월 테슬라 자율주행차가 사망 사고를 일으키면서 불거졌다.
테슬라와 결별한 모빌아이는 대신 BMW, 인텔과 2021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에 초점을 맞춘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40여대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시험 주행하기로 하는 등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