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우기 마케팅경쟁으로 적자 악순환....온라인쇼핑 차별화가 없다

온라인 쇼핑 업계는 마케팅 전략과 인프라 확충에 많은 공을 들인다. 몇 년째 적자 행진을 거듭하면서도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 온라인유통에서 시장 점유율은 앞으로 발생할 수익이라는 인식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입점 판매자와 소비자도 `1등 사업자`에 몰리기 때문에 투자나 마케팅을 게을리해서는 곧장 후순위로 밀려난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시장은 커지고 소비자는 몰려드는데 사업자는 손실을 보는 기형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0년 27조3000억원에서 2016년 60조원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6년 사이에 시장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다.

과거 의류와 가전 등 공산품 중심이던 거래 품목은 여행상품, 호텔, 과일을 넘어 신선회까지 확대됐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가지 않고도 충분히 가족들의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대다수 사업자는 여전히 적자에 허덕인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 옥션, G9 3개 판매 채널로 60%를 웃도는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사업자가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 이베이코리아가 꾸준한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이유는 충분한 볼륨을 갖췄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들은 지속되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투자 확대로 이베이와 같은 위상(점유율 확대)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온라인 쇼핑 업계가 벌인 비정상의 출혈 경쟁이 적자 경영 구조를 초래했다고 진단한다.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료배송, 직매입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면서 자금 부담이 크게 늘었다. 부족한 재원은 외부 투자 유치, 증자 등으로 수혈해 왔다. 도태되지 않기 위한 고육책이다.

사업자들은 저마다 차별화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가격비교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고정 고객 확보가 어렵다. 온라인 쇼핑은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클릭`이나 `터치` 몇 번으로 구매 채널을 손쉽게 옮길 수 있다. 이른바 `단골`이 없는 시장이다.

온라인 쇼핑 사업자는 할인 혜택만 받고 사라지는 `체리피커`를 플랫폼에 잡아 두기 위한 판촉비를 집행한다. 경쟁사보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온라인 쇼핑 업계는 앞으로 상당 기간 확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각 사업자는 비즈니스 모델 다원화는 물론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새로운 차별화 포인트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전통 오프라인 매장의 비즈니스 모델을 온라인에 접목시킨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11번가는 올해 △타깃 마케팅 고도화 △개인화 플랫폼 구축 △상품 고도화 등 3개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 챗봇, 빅데이터 솔루션 등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로 모객 효과를 높인다. 해외에도 눈을 돌려 연내 `태국 11번가`를 오픈할 계획이다.

티몬은 지난해 구축한 신선식품 판매 채널이 고객 재구매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티몬은 공산품부터 식품까지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는 모바일 장보기 플랫폼도 구상하고 있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1일 “가격 경쟁 이외에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가 등장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업체마다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한 모습”이라면서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간 사업자 장벽도 거의 없어진 가운데 비슷비슷한 경쟁만 반복돼서는 업계가 성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