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자동응답전화(ARS)가 빠르게 없어지고 챗봇으로 대체될 겁니다. 단순한 단어검색이 아닌 다이얼로그 관리를 통해 상황을 인지하고 과거 대화를 기억해내 진짜 사람과 말하는 수준의 챗봇을 개발했습니다.”
김동헌 지앤넷 대표는 국내 음성인식 선두주자로 불린다. 그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IBM에 입사해 20년 가까이 음성인식을 연구했다.
2000년 지앤넷을 창업한 이후 다양한 음성인식 사업을 성공시켰다. 2007년 KTF(현 KT) 음성인식 ARS 구축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보이스피싱 사기단 음성을 분석해 공개한 `그놈 목소리` 프로젝트도 지앤넷 기술이 활용됐다. 우리카드에도 음성인식 ARS 기술을 제공했다.
최근 이렇게 축적한 음성인식 기술에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능을 접목한 솔루션 `구디`를 개발했다. 음성 또는 텍스트로 고객이 자연스럽게 질의한 내용에 대해 인공지능을 통한 최적 응대가 가능한 솔루션이다. 기존에는 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에 파일 형태로 보관된 자료를 읽어 오는 방식이지만 구디는 프로그램 내부 학습 콘텐츠로 빨리 응답한다.
운영자가 구디에 고객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예상 질문을 미리 학습시키면 구디는 이를 기억한 뒤 필요할 때 내보낸다.
김 대표는 “자연어 처리를 위해 형태소 분석기 및 뉴럴 네트워크로 생성된 문장 벡터로 학습시켰다”며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이 일상화되면서 문자로 상담하는 챗봇이 금융권에서 활발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 카드사 등과 도입을 논의 중이다.
다만 그는 챗봇이 금융사 콜센터 상담사를 모두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금융사에서 반복되는 질의응답과 상담을 챗봇이 대체하고 고도의 상담은 역시 인간이 할 수밖에 없다”며 “챗봇이 민원 80% 이상은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지앤넷은 최근 음성인식을 응용한 영어와 중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했다. 외국어학습 발음평가 교육 솔루션 `미스구디`는 IBM 왓슨(Watson) 인공지능 솔루션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지난해 12월 YBM과 제휴해 ECC영어학원에 미스구디 솔루션 시범적용 중이다. 학습자가 공부하고 싶은 단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원어민 발음이 생성된다.
학습자가 발음하면 원어민 발음에 얼마나 가까운지, 정확하게 의사소통이 됐는지 정밀하게 분석한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를 성조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챗봇을 통해 인공지능이 다이얼로그를 관리하면서 원어민과 대화하듯 언어학습을 하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라면서 “모바일로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언어를 학습할 수 있어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