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D램 출하 성장률 역대 최저치 전망… 유례없는 메모리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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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D램 공장

올해 반도체 D램 출하 성장률이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신규 투자가 전무한 데다 기술상의 어려움으로 미세공정 전환이 더뎌진 것이 이유다. D램 출하 성장률이 역대 최저치를 찍으면서 메모리 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올해 D램 비트그로스가 15~20%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비트그로스는 비트 용량 단위로 환산한 출하 성장률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D램 산업이 태동한 이래 처음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비트그로스가 50% 수준을 넘기면 이듬해 D램 업계는 어김없이 적자를 봤다. 반대로 이 수치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공정 기술력과 상관없이 모든 D램 업체가 흑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에서 “올해 연간 D램 비트그로스는 10% 후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도 지난해 12월 2016년도 회계연도 결산 실적발표에서 비슷한 수치를 밝혔다. 마크 더컨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15~20%의 D램 비트그로스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 총괄 사장도 “D램 수요 증가는 20% 수준이 예상되는 반면에 투자는 낸드에 집중되면서 D램 공급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보다 조금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메모리 공급 업체 발표를 종합하면 올해 D램 비트그로스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고, 업계 전반의 실적 역시 호조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하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연간 D램 비트그로스가 70~90%를 오가면서 극심한 불황(가격하락)을 맞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공급업체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로 재편된 이후 이 수치는 20% 중후반대를 지속하며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 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1994~2003년 연평균 D램 비트그로스는 70% 수준이었다. 2004~2013년 연평균 수치는 47%였다. 공급 업체 수가 줄면 `자율조정`에 의해 연간 비트그로스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 예상치는 D램보다 높다. 삼성전자가 30% 초반, 마이크론이 30% 후반에서 40% 초반, SK하이닉스가 30% 초·중반을 각각 전망했다. 지난해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는 40%대였다. 3D 낸드플래시로 투자가 집중되고 있지만 기술상의 어려움으로 말미암아 올해 공급 증가는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은 “올 상반기 낸드플래시는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컨 마이크론 CEO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모바일 솔루션 수요가 견조해 올해 수급 전망이 밝다”고 낙관했다.

올해 D램 출하 성장률 역대 최저치 전망… 유례없는 메모리 호황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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