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이 우리나라 최초로 러시아선급(RMRS) 지정 시험기관 자격을 얻었다.
KTR은 러시아선급으로부터 선박도장 등의 내빙성(Ice Resistant Coating) 시험 기관으로 지정돼 관련 인증시험·평가를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KTR은 러시아선급에서 직접 승인하는 것과 동일한 효력의 성적서를 발행한다.
KTR의 러시아선급 시험기관 지정으로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기존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내빙성 시험평가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3만달러 수준 비용으로 빠르면 6개월 안에 내빙성 시험평가가 가능해졌다. KTR에 따르면, 그간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최소 18개월의 소요시간과 8만달러 규모의 인증소요비용을 들여야 했다. 우리나라에서 내빙성 시험을 수행할 수 없어 유럽 등 해외 기관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내빙성 시험은 러시아선급이 주도하고 있는 인증시험이다. 북극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에 필수다. 북극항로는 동아시아와 북대서양을 연결하는 최단 해상경로다. 부산항-로테르담 항로 기준, 기존 항로 대비 7000㎞ 거리를 단축해 10일 이상의 운항일수를 절감하는 황금노선이다.
KTR은 이전에도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5대 선급인 한국선급(KR), 미국선급(ABS), 영국선급(LR), 노르웨이선급(ANV), 일본선급(ClassNK)의 지정시험기관 자격을 얻은 바 있다. 향후 우리나라 조선업계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초까지 울산 두왕동에 `조선·해양 도장표면처리센터`를 준공해 선박 3요소중 하나인 도장표면처리 분야의 원스톱 종합 시험인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변종립 KTR 원장은 “이번 러시아선급의 기관지정으로 그동안 취약했던 국내 내빙성 시험인증 기관 인프라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대표적인 조선·해양 시험인증 기관으로서 우리나라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