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커트 옥스퍼드대 교수 "양자를 어디 쓰냐고요? 200년 전 전기에도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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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르 에커트 교수는 "전기나 컴퓨터를 어디다 쓰느냐고 물었던 사람들을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웃기듯이 수십 년 후에는 양자를 어디다 쓰냐냐는 물음이 굉장히 웃기는 날이 올 것"이라고 열정적으로 말했다.

“마이클 패러데이가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을 때 대중은 물론이고 정부조차 `이걸 어디다 쓰겠는가?`라고 물었습니다. 패러데이는 재치있게 대답했죠. `훗날 전기에 세금을 매길 날이 올 겁니다`라고요.”

아르투르 에커트 옥스퍼드대 양자물리학 교수는 스위스 레 디아블러레에서 열린 제9회 퀀텀사이버시큐리티 윈터스쿨에서 가진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양자(Quantum) 기술 중요성을 일반인이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찰스 배비지에게 `컴퓨터를 어디다 쓰나?`라고 물었던 사람이 있는데 지금 우리가 보면 굉장히 웃긴 질문”이라면서 “수십 년 후 `양자를 어디다 쓰나?`라고 묻는 오늘을 되돌아보면 얼마나 웃길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에커트 교수는 1991년 `BB84`와 함께 양자정보통신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평가받는 `E91` 프로토콜을 제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싱가포르 정부를 설득해 싱가포르국립대에 양자기술센터(CQT)를 만들고 소장을 맡고 있다.

에커트 교수는 정부 투자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수년 간 많은 돈을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기술 리딩그룹 중 한 곳이기 때문에 양자 분야에서도 선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싱가포르에도 10년 전 양자 전문가가 한 명도 없었는데 정부 투자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인력이 양성됐다”면서 “한국에 방문했을 때 젊은 친구들이 양자에 큰 관심을 가진 것을 봤는데 이들을 키우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SK텔레콤의 양자정보통신 기술력에 대해서는 “여러 동료가 SK텔레콤 기술력을 굉장히 훌륭하게 평가하고 있다”면서 “SK텔레콤이 양자 기술에 투자한다면 뛰어난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커트 교수는 기술적으로는 물론이고 산업적으로도 양자정보통신 상용화가 머지않았다고 내다봤다. 가장 큰 근거는 양자컴퓨터 등장이다. 대부분 전문가가 동의하듯 수학 연산 난해성에 기반한 현 사이버 보안체계는 슈퍼컴퓨터보다 수천 배 빠른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는 순간 보안성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그는 “구글이 5년 안에 양자컴퓨터를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양자암호가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이라면서 “보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모든 사람이 양자를 알고 확산되는 시점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자는 순수한 난수(Random Number)를 제공할 수 있어 암호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 디아블레르(스위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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