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양자정보통신 상용화···초소형 양자난수 생성기(QRNG) 세계 첫 개발

양자정보통신 연구 6년 만에…3월 시제품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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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양자정보통신 핵심 부품으로 해킹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세계 최초 최소형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개발했다. SK텔레콤 직원이 5×5mm 크기의 양자난수생성기 SoC 칩셋과 USB 모듈형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SK텔레콤이 양자정보통신 기술을 상용화한다. 양자정보통신 기술을 처음 적용하는 분야로 사물인터넷(IoT)을 확정했다.

SK텔레콤은 스위스 레 디아블르레에서 열린 `제9회 퀀텀 사이버시큐리티 윈터스쿨`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식화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2일 “양자정보통신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인 `양자 난수생성기(QRNG)`를 소형 칩으로 구현, 이르면 3월 시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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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과 안정성을 최적화해 칩을 탑재한 IoT 제품을 올해 안에 출시한다. 기존의 QRNG는 가격이 비싸 대량 생산이 어려웠다. 크기도 커서 스마트폰이나 IoT 제품에는 맞지 않았다. SK텔레콤은 QRNG를 손톱 크기 칩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가격도 낮췄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소형 칩 상용화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로 기록된다. 선진국보다 10여년 이상 투자가 뒤진 양자정보통신 분야에서 쾌거로 평가된다.

퀀텀 윈터스쿨 현장에서 만난 독일 루벤 플로터는 “QRNG를 소형 칩으로 상용화한다니 놀랐다”면서 “이는 독일에도 없는 기술”이라고 극찬했다.

SK텔레콤은 QRNG 핵심 특허를 보유한 스위스 ID퀀티크(IDQ)에 200만스위스프랑(약 25억원)을 투자하고 배타성 특허 이용권을 확보했다. IDQ는 2001년 설립된 업체로 양자정보통신을 가장 먼저 상용화했다. 양사는 `양자암호키분배(QKD)` 기술 공동 개발에도 합의했다.

QRNG는 암호 패턴이 분석되지 않도록 `난수`를 생성해 주는 기술이다. 현 사이버 보안 체계가 사용하는 `가짜 난수`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짜 난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불특정 숫자를 생성하지만 이 숫자가 반복되면 패턴이 노출될 위험이 있어 보안 입장에서 완벽하지 않다. 컴퓨터 성능이 향상되면서 해킹 위험성도 높다.

SK텔레콤은 QRNG 칩을 적용한 IoT 제품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미터 등 IoT 전반으로 QRNG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보안 관점에서 QRNG 적용 제품은 미적용 제품과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QRNG는 기존의 암호 체계보다 뛰어난 해킹 방어 능력을 갖춰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의 양자정보통신 상용화에는 최태원 회장의 `결단`이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당장 수익 창출이 안 되더라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양자정보통신 투자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2011년 말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 사옥에 퀀텀랩을 설치하고 양자정보통신 기술을 연구해 왔다. 연구개발(R&D) 6년여 만에 빛을 보는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이 천문학 규모의 자금을 양자정보통신에 투입하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면서도 “양자 산업 선도, 레퍼런스 확보, 신뢰 축적 등 `양자정보통신=SK텔레콤`이라는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레 디아블르레(스위스)=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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