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자동차 수출 전문업체인 `북기은상`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켄보(KENBO) 600`을 1999만원에 국내 시장에 내놓았다.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비슷한 크기에 `투싼`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올해 3000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승용차의 내수시장 첫 진출이라는 점에 높이 평가했지만 판매량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북기은상기차의 국내 수입사인 중한자동차(대표 이강수)는 18일 인천 학익동 본사 1층 전시장에서 당병모 중한차 부회장, 이강수 중한차 대표, 왕종용 주한중국대사관 참사관 등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중형 SUV `켄보(KENBO)600` 출시 행사를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차량 인도는 2월 초부터 시작된다.
켄보600은 전장 4695㎜, 전폭 1840㎜, 전고 1685㎜ 등 크기로, 현대차 중형 SUV `싼타페`와 비슷한 크기다. 반면에 가격은 트림에 따라 △모던 1999만원 △럭셔리 2099만원 등으로 국산 소형 SUV 수준이다. 파원트레인으로는 1.5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21.9㎏·m 등 힘을 낸다. 변속기는 네덜란드 상용차 제조업체인 DAF 자회사인 펀치파워트레인의 CVT를 적용했다. 복합기준 공인연비는 9.7㎞/ℓ다.
켄보600은 까다로운 국내 안전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안전사양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차체에 초고장력 강판을 60% 적용해 충돌 안전성을 확보했다. 또 HAC(경사로밀림방지장치)와 TPMS(타이어공기압자동감지시스템), ABS, BAS, ECS, 후방경보시스템, 후방카메라, 듀얼에어백, ISOFIX(유아용고정장치) 등이 기본 사양으로 장착됐다. 럭셔리 트림에는 사이드에어백, 사이드커튼에어백, LDWS(차선이탈경보시스템)등의 안전사양을 추가했다.
켄보600은 중국자동차안전도평가(C-NCAP) 충돌시험평가에서 총 54.8점, 별 다섯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이는 중국 내 판매되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와 동등한 수준이라고 중한차는 설명했다.
중한차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켄보600을 3000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경쟁 모델로는 비슷한 가격대인 쌍용자동차 소형 SUV `티볼리`를 꼽았다. 중한차는 내년 북기은상과 계약을 통해 소형 SUV, 켄보600 상위 모델 등 두세 개 모델을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국내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중국에서 판매 중인 순수 전기차도 들여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국내 환경규제를 통과하기 힘들어 디젤 모델 도입은 계획에 없다고 중한차 측은 설명했다.
이강수 중한차 대표는 “국내용 켄보600은 중국 시장에서 최고급 트림에 해당하는 모델을 들여왔지만, 가격은 국산 소형 SUV 수준에 불과하다”며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국산 중형 SUV 구입을 망설여왔던 고객들과 좁은 공간으로 소형 SUV를 꺼려했던 고객들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한차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산 승용차가 국내 시장에 첫 발을 들인 점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그동안 중국산 자동차는 미니트럭, 미니밴 등 상용차 중심이었다. 더군다나 켄보600을 생산하는 북경자동차는 현대차 중국 협력사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현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로 부터 역습을 당한 것 같은 경우”라며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나 낮은 신뢰도 때문에 큰 성공을 이루는 어렵겠지만, 몇 년 안에 다른 수입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한차는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판매망과 정비망도 확충한다. 이 대표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25개 판매 대리점을 갖추고 있으며 이달에 5개 대리점이 추가로 오픈하면 전국 판매망은 30개로 늘어난다”며 “전국 80개 차량수리서비스센터와도 위탁계약을 맺고 있어 고장과 사후관리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